야구관전의 백미는 승부를 뒤집는 장쾌한 홈런이다. 하지만 홈런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면 관전의 재미를 반감시키기도 한다.
홈런수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타자의 개인적인 타격능력과 펜스의 길이도 중요하지만 야구공의 재질변화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1900년대 전후의 야구공은 천 조각을 여러겹 뭉친 뒤 소나 말가죽 조각을 꿰맨것이어서 반발력이 아주 약했다. 따라서 10개의 홈런으로도 충분히 홈런왕에 오를 수 있을 정도였다. 미국의 샘 크로퍼드 선수는 1908년 단 7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1910년 고무나 코르크로 심을 박은 공이 나오면서 반발력이 크게 늘어나 프랭크 슐츠는 이듬해 21개의 홈런신기록을 세운바 있다. 그 이후 투수들의 기량이 향상되면서 홈런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등장하면서 야구판에 새 전기가 마련됐다. 아메리칸리그 14시즌 가운데 12번이나 홈런왕을 차지한 베이브 루스는 데뷔 첫해인 1918년에는 11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이 됐지만 이듬해 29개, 1927년에는 60개의 홈런을 생산, 적정홈런수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투수마운드를 높이고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는가 하면 펜스거리가 늘어나게 됐다.
지금의 공은 코르크조각을 모직실과 순면겹실로 감은 다음 특수고무접착제를 바르고 표백된 가죽을 붉은 색의 면실로 108번 꿰매서 입힌다. 공의 표면이 매끄러우면 공의 뒤쪽에 소용돌이가 생기면서 앞쪽보다 공기압력이 낮아지게 돼 공의 속도를 반감시킨다. 표면이 적당하게 거칠면 공뒤쪽의 소용돌이가 크게 줄어들어 공이 빨리 그리고 멀리 날아갈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공의 재질에 따라 홈런수가 크게 영향을 받음으로써 공제작과 관련된 스포츠과학도 야구의 역사와 떼놓을 래야 떼놓을 수 없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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