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혁신-'리더 독선'·'시민 방관' 자세 고쳐야

"지역민이나 지역 단체 누구나 혁신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지역 혁신을 이룩하는 핵심입니다"

경북대 지리학과 이철우(44) 교수는 "혁신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근본적이고 철저한 변혁을 지향하며 훗날 먼 곳에서 이뤄질 공허한 얘기가 아니라 지금 주민들의 바로 곁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혁신이 이뤄지려면 △혁신 주체 △혁신 주체간 네트워크 △혁신 인프라 △협력적인 신뢰문화의 4대 구성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정리했다. 혁신 주체는 사람과 기관·단체. 지역 혁신이 한두사람의 힘으로 이뤄지지 않으므로 지방정부와 기업간, 연구소와 기업간, 중앙과 지방간 등 다양한 주체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야 하고 이 네트워크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물리적 환경(인프라)도 필요하다는 것. 특히 그는 "대학에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적용할 기업이나 지자체가 신뢰않고 외면하면 공염불"이라며 협력적 신뢰문화를 강조했다.

"대구·경북은 혁신 요소중 신뢰문화가 특히 허약합니다. 서로 믿지않는거죠. 밀라노프로젝트만 해도 참여하는 기업조차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냉소합니다. 이런 불신문화를 타파하지 않고는 지역혁신은 시작될 수 없어요"

그는 혁신의 의미를 기술혁신 뿐 아니라 생산과정의 혁신, 경영혁신도 주요한 혁신이라는 식으로 광의로 규정했다.

유럽의 여러나라들은 광의의 혁신을 지역개발 전략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과거에는 중앙집권으로 국가혁신시스템만 잘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국제화 진전으로 지역이 스스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가 됐어요. 국가 발전이 지역 발전을 담보하지 못해요. 유럽 여러나라들이 지역 혁신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는 문화의 표준화를 중앙집권, 수도권집중의 대표적 폐해로 꼽는다. "지역 축제를 보면 감귤아가씨, 고추아가씨, 포도아가씨, 춘향아가씨 등 미인대회를 어김없이 개최해요. 군 마다 고만고만한 박물관이 넘쳐도 특색이 있는 것은 잘 없습니다. 지역 스스로 문화를 창출할 능력이 없는거죠. 이 굴레를 벗어나는 것이 문화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각 지역마다 혁신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에 맞는 혁신역량 재정비와 지역 혁신을 위해서는 지방분권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규범이나 제도,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에 결정력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

"혁신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하지않으면 안됩니다. 혁신의 장애물을 적극적으로 가시화시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각계에서 일어나야 해요. 혁신의 최종 목표는 지역에 사는 사람이 만족하도록 지역을 경영하는 것 입니다"

최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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