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남미 구제역 파동

구제역이 전 세계적으로 창궐, 국내 유입 차단이 최대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구제역 극복여부가 침체된 국내 축산업 진흥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34년 북한에서 발생한 이래 66년만인 지난해 3월 경기와 충청 등 서해안 5개 시.군에 번진 구제역은 8만여t의 돼지고기 수출 중단 및 이 지역 소.돼지 도살처분 등으로 4천억원에 달하는 큰 피해를 안겼다. 당시 18만~19만원을 상회하던 돼지값(100kg, 성돈기준)이 구제역 발생후 소비위축과 공급과잉으로 10만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 15만5천원선으로 경영비 수준에 턱걸이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올초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 넣었던 광우병 파동에서 우리는 제외된데다 현재 유럽, 중동, 남미 등지를 휩쓸고 있는 구제역도 국내는 예외가 되고 있어 올해 이를 잘 차단하면 지난해 국내 구제역 발생 이전의 축산경기로 충분히 되돌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97년 대만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일본이 대만 거래선을 한국으로 바꾸는 바람에 국내 양돈업이 크게 성장한 것과 같은 흐름으로 전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잘하면 쇠고기 수출도 가능하게 된다는 것.축산전문가들은 "유럽의 광우병 파동후 세계적 육류수입상들이 구입선을 구미지역서 아시아 등 청정지역쪽으로 돌리고 있어 우리나라가 포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올해 구제역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이어 국제 수역 사무국(OIE)으로부터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선포되도록 하는 일이 선결 과제가 되고 있다.

청정지역으로 환원됐음을 인정받으려면 마지막 구제역 예방 접종을 마친 시점으로 부터 1년이내에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 지난해 8월 예방접종을 마쳤기 때문에 올 8월까지 구제역이 발생치 않으면 9월엔 OIE에 검증을 요청할 수 있다. OIE는 현지 조사 등을 거친 후 총회를 열어 이를 최종 선포하게 된다.

정기총회는 내년 5월쯤 예정돼 있지만 임시총회를 통해서도 가능하기 때문에 올 연말이나, 내년초엔 이같은 결정이 내려질 수 있을 것이란게 축산전문가의 판단이다.

경북도 한 관계자는 "위기를 이같은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선 구제역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축산농가의 철저한 방역을 거듭 당부했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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