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인 3, 4명이 러시아의 침공 중단을 요구하며 이스탄불(터키) 공항을 이륙한 모스크바행 러시아 여객기를 한국시간(이하) 15일 밤 9시쯤 납치, 16일 오전 현재까지 사우디의 한 공항에 억류시킨채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터키 교통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칼로 무장한 체첸인 2명이 여객기를 납치했으며, 납치범들은 자신들이 폭탄을 소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 "한 승객이 납치범들과 격투를 벌이다 부상했다"며, "납치범들이 장악하는 동안 여객기가 고도 400m 지점까지 하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여객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12명이 탔으며, 승객 중 98명은 러시아인, 55명은 터키인이다.
납치범들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승객 중 40명 이상은 풀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러시아는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특수군 파견도 검토할 수 있다고 관계자가 발표했다.
1996년에도 체첸인 2명 등이 체첸 침공에 항의, 터키에서 승객 200여명이 탄 여객기를 납치해 4일 동안 인질극을 벌인 바 있다.
이번 납치 사건에 앞서 러시아는 "터키가 체첸 반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부상 당한 체첸반군들이 터키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러시아는 1999년 체첸 반군 소행으로 보이는 4건의 모스크바 아파트 폭탄 테러로 300명이 사망한 뒤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여 현재 체첸의 대부분 지역을 점령했다. 이때문에 체첸 반군은 산악지대를 배경으로 무장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외신종합=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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