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자신의 치료비로 모금된 돈을 다른 환자를 위해 써달라며 병원에 기탁했다. 주인공은 주부 이정희(52.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씨.
이씨는 지난 93년 갑자기 몸에 힘이 떨어져 병원을 찾았으나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하다 지난 96년 서울대병원에서 불치병인 '루게릭병'으로 판정받았다.
루게릭병이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으로 감각과 정신은 정상이지만 온몸의 근육이 위축돼 결국에는 호흡곤란으로 사망케 하는 병이다.
이씨의 사연은 지난 2월 모방송국 다큐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뒤 이 방송을 본 이씨의 배화여고 동창들이 이씨를 돕기위해 3천만원을 모아 전달했지만 이씨는 이 돈을 받기를 극구 거부했다.
다만 이씨는 "내가 앓고 있는 병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나를 위해 쓰기보다는 이 병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치료방법을 연구하는 데 쓰이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 돈을 병원에 기탁하기로 했다.
이씨가 내놓은 돈은 다음달 발족될 한국ALS협회의 사단법인 등록을 위한 기금으로 쓰여질 예정이며 이 협회는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기금마련, 정보교환, 치료법개발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씨는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어 현재 집에서 가료중이며 전혀 움직이지 못하며 간신히 말만 할 수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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