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끄러워 못살겠다"도우미 동원 각종 개업 행사 '반발'

소규모 음식점에서부터 대형 쇼핑몰에 이르기까지 개업만 하면 떠들썩한 홍보행사를 벌이는 게 유행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시끄러워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들 홍보행사는 대부분 이벤트회사를 통해 앰프, 마이크, 녹음기 등 각종 장비를 점포앞에 설치, 인도를 점령한 채 도우미를 동원해 노래와 광고 방송을 하루종일 쏟아내고 있어 도심의 소음공해를 부채질하고 있다.

대구에서 개업하는 점포는 하루 평균 100여개. 이들 식당, 술집, 옷가게, 휴대폰가게, 화장품 등은 상당수가 점포앞에서 '이벤트 도우미'를 동원, 다양한 개장행사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ㅍ이벤트 관계자는 "대구에서 개업하는 점포의 70%는 홍보도우미와 장비를 갖춘 개장행사를 갖는다"며 "개장행사가 유행을 타면서 최근 몇년사이 이벤트사도 70여 업체로 늘어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대구시 중구 동산동 대형 패션몰인 베네시움의 경우 정문앞에 대형무대와 앰프시설을 설치해놓고 지난 연말 문을 연 이후 매일 하루종일 음악을 틀어대고 있으며, 인파가 몰리는 오후 4∼5시에는 '가요제'를, 매주 1차례는 '댄스대회'를 열고 있다.

이곳에서는 또 행사장에 몰린 인파를 위해 인도에 의자를 설치, 시민 통행을 어렵게 하면서 소음을 쏟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직전이지만 베네시움측은 거세게 항의하는 일부 주민들을 '무마'하며 홍보행사를 계속중이다.

주민 김모(54)씨는 "집안이 앰프소리 때문에 쿵쿵 울릴 정도"라면서 "시끄러운 노래와 음악소리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아이들도 책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엑슨밀라노 등 대다수 대형할인점과 쇼핑몰 앞에서도 컴퓨터판매 홍보, 노래자랑 등 행사가 수시로 열려 시민들이 소음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라는 것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유럽쪽에서는 이같은 개업홍보행사를 아예 금지하고 있으며, 일본은 중심 상업지역에 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민들이 소음피해를 입지 않는 범위내에서 행사를 하도록 하는 행정지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같은 소음민원을 감안, 현재 '이동소음원의 규제대상 및 규제지역고시'에 일반주거지역을 포함하고 상업지역도 주말 금지와 함께 홍보행사를 1회 2분이내로 제한(15분 중지후 재개)하는 식으로 이벤트사 소음 단속 강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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