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제역, 전세계 '이모저모'

구제역 사태가 각종 파장을 낳으면서, 심지어는 EU 통합에 마저 찬물을 끼얹고 있다.

○…영국 런던 외환시장 금융전문가들은 구제역 파동으로 유로화 가치가 2001년 초 달러 당 95센트에서 지금은 90센트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에서 영화 촬영 중인 영국과 프랑스 배우들이 구제역을 옮길지도 모른다며 구제역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현지 농민들이 주장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는 농부들이 자살할 것을 우려해 농민들의 총기를 압수하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는 많은 농가가 파산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독일이 도로를 봉쇄하고 검문을 강화함에 따라 국경의 교통 정체가 심해지고 있으며, 두 지역을 오가는 정기 버스 노선마저 취소됐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국민들에게 독일로의 자동차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프랑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독일은 구제역 유입을 막기 위해 히틀러 정권 이후 처음으로 국경에 군 병력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과 국경 수비대만으로는 구제역 바이러스 유입을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때문. 그 결과 화학.생물학 전쟁 전문 병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미국 축산업계는 드디어 자국산 고기 수출 독점 시대가 왔다는 식으로 수출 시장 확대를 적극 모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러 나라들이 유럽 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취함에 따라 48억 달러 규모의 새 시장이 생겨 났다고 판단한 것.

○…국경 개방, 단일 통화권 형성, 농업 등 분야에서의 공통된 정책 추진 등 유럽을 통합하려던 야심찬 계획도 이번 일로 일대 타격을 받고 있다. 각국은 장기간 비워 뒀던 국경검문소에 다시 사람을 배치, 철저한 방역조치를 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구제역 파동은 무역 마찰로도 비화될 조짐이다. EU는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영국과 프랑스 외 전 회원국에 대해 축산물 금수조치를 내린 여러 나라들에 대해 부당하다고 항의하고, 나아가 곡물까지 수입금지한 나라들에 대해서는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고 화를 내고 있다.

외신종합=모현철 기자 mohc@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