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균형발전 특별법 추진-배경과 의미

정부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특별법을 연내 제정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추진배경과 특별법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주요 국정개혁과제의 하나로 지난 1월 특별법 제정방침을 밝힌데 이어 16일 진념 부총리가 지역경제협의회에서 이를 재확인함에 따라 특별법 제정은 급류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관련 특별법 추진은 대구를 비롯한 지방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면서 지난 연말 한나라당 김만제 의원이 '지방경제살리기 특별법'을 발의, 본격화한 것. 김 의원은 악화된 지방경제의 회생은 지방자치단체만의 노력으로는 해결될 수 없고 중앙정부가 직접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정책을 펴야 한다며 지방경제살리기 5개년 계획 수립 등을 주요 골자로 한 법안을 제출, 현재 소관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진 부총리가 이날 제정방침을 확인한 것은 이같은 움직임에 정부가 적극 부응하기로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 상정을 위해서는 늦어도 상반기까지 관련부처간 협의절차를 마쳐야 하는 촉박한 일정 때문에 특별법 추진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게 재정경제부의 입장. 특별법에 대한 정부안이 마련되는대로 권역별 공청회 개최 등 여론수렴절차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별법 제정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특별법 제정 주무부처가 결정되지도 않은데다 어떤 내용을 담을지, 기존의 지방관련 법안들을 통합하는 차원인지 아니면 새로운 특별법을 마련할 것인지조차 관련부처간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 이날도 진 부총리는 특별법 제정 방침만 밝혔지 구체적인 각론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부처간 협의를 진행시키는 과정을 통해 주무부처를 결정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세부적 내용을 담겠다는 입장이다.

재경부의 한 실무관계자는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원의 지방이양과 대기업과 공공.금융기관의 지방이전을 촉진하는 등 지방의 자율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내용도 완전히 도외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지역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한다고 해서 지역불균형이 조기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영삼 정부시절인 지난 94년 건교부는 '지역균형개발 및 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법'을 제정, 지역균형발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했으나 지역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때문에 뒤늦은 정부의 특별법제정 방침은 내년 대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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