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한해에도 몇번씩 모델이 바뀌면서 크기는 작아지고 속도와 성능은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이 컴퓨터의 세계다. 하지만 각종 정보가 전기신호로 전달된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영국 서레이대학의 케빈 홈우드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결과는 컴퓨터 칩의 이같은 '고정관념'을 단숨에 깨버려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도체의 핵심재료인 실리콘에 새로운 원자를 추가해 '빛'을 낼 수 있도록 만든 것. 원래 실리콘은 '열'을 발생시키는 데 홈우드 연구팀은 실리콘을 조작하고 '열'을 전달하는 부분 주위에 벽을 세워 '열' 대신 '빛'이 나오도록 했다.
이 발명은 전기신호를 이용하는 컴퓨터 칩을 쓰고 있는 지금의 컴퓨터 보다 훨씬 소형이면서도 빠르고 강력한 컴퓨터의 출현을 예고하는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스위칭 및 라우팅 장비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인터넷의 정체현상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높은 경제성 또한 홈우드 연구팀의 성과에 세계IT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실리콘이 '열'이 아닌 '빛'을 발산하도록 하는 기술은 '전혀 새로운 기술' 이라기 보다 현존 기술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홈우드 교수의 설명이다. 다시 말하면 수천억~수조원이 넘는 설비투자를 해온 반도체 칩 생산업체들이 부담스런 추가 투자없이 약간의 개량만으로 신기술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 컴퓨터 관련 각종 메이커들이 신기술을 도입하는 데 머뭇거릴 이유가 없는 만큼, 우리는 머지않아 '신세대 컴퓨터'를 책상앞에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특히 새로운 기술은 PC와 궁합이 잘 맞다. 과학잡지 네이처지(誌)는 '빛은 내는 실리콘'은 일상적 실내온도에서 가장 잘 활동하기 때문에 PC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보도하고 있다.
홈우드 교수는 "새로운 접근법은 컴퓨터 칩이 더욱 작고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게다가 텔리커뮤니케이션의 계속적인 성장을 가능케하고, 특히 인터넷 분야에서 효용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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