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비주류 '반창' 연대 하나

여권내 대권 후보군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과 달리 한나라당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이회창 총재 중심체제가 갈수록 확고해지고 있다는 데 별 이론이 없다. 하지만 아직 완벽한 이 총재 1인 독주체제를 형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당내 비주류의 반발과 이의 제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비주류로 분류돼 온 당내 중진 중 가운데 강재섭 부총재는 "이 총재를 중심으로 단합하자"고 이 총재가 유일한 '카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이부영 부총재와 손학규.김덕룡 의원 등은 여전히 이 총재에 대해 각을 세우고 있다.

이들중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손 의원이다. 지난 14일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세대교체를 위해 지역패권주의, 정당 내 패권주의로부터 벗어나야 하지만 이 총재는 그 구도에 몰입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발언은 그 다음 날에도 이어져 "한나라당의 리더십은 워낙 구(舊)체제에 익숙해 있다. 김대중 정권을 공격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국익과 민족을 위해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로 이어져 이 총재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 부총재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지난주 그는 "당이 이 총재 개인의 활동 홍보에만 열중이다"고 비판, 총재측이 진의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부총재는 3김 중심의 패권주의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반창(反昌) 대열'에 서기 보다는 이 총재와 비판적 연대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재는 특히 이 총재 1인 중심의 당운영에 제동을 걸고 있다. 그는 안기부자금 사건, 3당 정책연합론 등 여야간 정치쟁점에 대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이 총재 등 당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로 존재를 과시, 총재측을 속앓이하게 하고 있다. 1인 지배체제에 따른 당론 결정의 비민주성을 꼬집고 있다.

김 의원도 지난해말 한나라당 '차기대권 문건' 파문이 빚어졌을 때 박 부총재와 함께 "언제 우리 당이 이 총재를 대선후보로 결정했느냐"며 "1인이 지배하는 사당화가 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한 뒤 이 총재와의 간격을 좁히지 않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