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영문교수 '고인돌이야기'

한반도가 청동기 시대 거석문화의 유산인 고인돌 문화의 세계적 중심지라는 주장은 과장된 것인가.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5만여기의 고인돌중 절반이상이 한반도에 몰려 있다. 지난 99년 서울대 박물관이 실시한 '한국 고인돌 유적 종합조사·연구'에서도 국내에는 전세계 고인돌의 60%인 총 2만9천510기가 분포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전남지역에 가장 많은 1만9천여기를 비롯해 경북 2천800기, 경남 1천200여기 등이 분포돼 있다.

지난해 11월 호주 케언즈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는 강화와 고창·순창의 고인돌 유적이 세계 문화 유산으로 공식 등록 됐을 정도.

목포대 교수인 이영문교수가 우리 주변에 지천으로 널린 고인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고인돌 이야기'(다지리·8천800원)를 내놨다.

촌길을 걷다 보면 유독 시선을 끄는 돌들. 단순하지만 뭔가 인위적인 냄새가 나는 그런 돌들. 너무 지천으로 널려 있어 그냥 스쳐 지나치는 그런 돌들중 상당수는 고인돌이다.

누가 만들었을까. 언제 만들었을까. 어떻게 만들었을까.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이 책은 이같은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준다. 저자는 연구실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도 훨씬 많은 시간을 고인돌을 찾아다니는데 보냈다고 한다. 손으로 쓴 글이 아니라 발로 쓴 글이기에 읽기에 편하다. 고인돌에 대해 흔히 가질 수 있는 55가지의 의문을 풀어썼고 100여장의 사진을 곁들여 화보집을 보는듯 하다.

"어쩐 일인지 고인돌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부심은 그다지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너무 흔하기 때문일까요?"

저자는 이 책이 사람들의 발길을 고인돌로 향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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