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칭찬의 미덕

오래전 일이지만, 내가 시집갔을때 동네 사람들이 신랑보다 색시가 못하다고 제각기 한마디씩을 했다. 그때 시댁에는 무남독녀인 시어머니께서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사셨는데 그 시외조모께서 기죽은 나를 보시더니 "우리 외손자 장가 잘 갔다. 색시가 두꺼비상이라 부자로 살겠구먼" 하시며 기뻐하셨다.

직장관계로 시댁과 떨어져 살았지만 시외조모께서는 나를 보실때마다 직장다니며 살림하느라 수고한다, 없는 집에 와서 고생한다시며 위로해 주셨다. 이후 고향에 계시던 시어머님과 시외조모님을 우리 부부가 모시고 함께 살게 됐는데 당시 90세가 넘은 시외조모께선 치매로 사람도 몰라보셨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더니, 경제적으로나 생활면에서 여러가지로 어렵고 참기 힘든 일들이 많이 있었지만 시외조모께서 내게 처음 덕담해주신 그 말씀이 생각나 귀찮은 마음이 전혀 없이 성심껏 모시고 싶은 마음만 들었다. 돌아가신 후엔 제사를 모시기도 했고 백중날이면 꼭 영가천도도 해드렸다.

한 집에 두 조상을 모시지 않는다기에 제사는 시외조모님의 양자되시는 분이 모시게 됐지만 요즘도 내 나름대로 정성껏 제수용품을 마련하여 꼭 참례하게 된다. '말은 마음의 그림'이라는 영국 격언도 있듯이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며, '말로 입은 상처는 칼에 맞아 입은 상처보다 더 아프다'는 모르크의 말처럼 때때로 말은 남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는 서로에게 희망을 주고 마음의 위로가 된다. 자신이 하는 말은 또 스스로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일상의 말 한마디도 상대방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말이 되도록 노력해야할 일이다.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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