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야구 해외파 우울한 봄

미국과 일본프로야구의 스프링캠프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한국인 선수들이 줄줄이 마이너리그로 추락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타자를 꿈꾸는 최희섭(22.시카고 컵스)이 18일(한국시간) 트리플 A팀 아이오와로 전출 명령을 받은 것을 포함해 이상훈(31)은 15일, 조진호(26.이상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난 12일 일찌감치 마이너리그로 추락했다.

또 일본에서는 이종범(31.주니치 드래곤스)이 16일 2군으로 떨어진 것을 비롯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한국인 삼총사' 역시 올시즌 1군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현지매스컴이 보도하고 있다.

올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최희섭의 트리플 A 진출은 사실 예정된 일이었다.

마이너리그 경력이 1시즌 반에 불과한 최희섭은 올 해 트리플 A에 진입한 것만으로도 초고속 승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카고 컵스는 '미래의 4번타자'로 평가되는 최희섭을 섣불리 메이저리그로 올리기보다는 트리플A에서 실전 경험을 더 쌓고 기량이 만개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그러나 이상훈과 조진호의 마이너리그 추락은 기량의 한계로 여겨진다.

이상훈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한 때 최고투수로 군림하다 일본에서도 2시즌을 경험한 30대 초반의 베테랑이고 조진호는 미국생활이 벌써 4년째다.

이상훈은 올 시범경기에서 9게임에 셋업맨으로 출전해 방어율 9.00으로 저조했고 조진호는 등판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일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근황은 국내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고있다미국 진출선수 대부분이 고교 및 대학 출신인 반면 일본에서 활동중인 이종범과 정민태, 정민철(이상 요미우리), 구대성(오릭스 블루웨이브) 등은 국내프로야구 최고스타 출신들이다.

한국에선 '야구 천재'라고 했지만 일본에서 3년동안 1, 2군을 들락거렸던 이종범은 올 시범경기에서 16타수 5안타로 타율 0.315를 기록했으나 호시노 센이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요미우리의 조성민은 최근 거듭된 난조로 2군행이 확정됐고 정민태와 정민철 역시 기대에 미흡한 투구로 1군 진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100년이나 앞선 메이저리그와 50년 빨리 출범한 일본프로야구는 부와 명예를 획득할 수 있는 유토피아가 될 수도 있지만 경쟁에서 이탈한 선수에게는 더없는 나락의 세계로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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