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율 급등 물가비상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천300원을 돌파, 국내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또 수입업자들이나 외채를 많이 안고 있는 일부 기업들도 환차손 때문에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일본 은행의 제로금리 복귀와 2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폭이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일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주말에 비해 5.7원이 오른 1천298원으로 시작, 오후 2시가 조금 넘어 1천300원대로 올라섰다.

재정경제부가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이 수급이 아닌 엔화 약세에 연동해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언급, 환율급등을 막아보려 했지만 대세를 돌리지는 못했다.

원-달러 환율이 1천300원대에 올라선 것은 외환위기로 한창 경제가 안좋던 지난 98년 11월 이후 2년4개월만이다.

환율 상승의 주요 요인은 역시 엔화 약세로 엔-달러 환율은 이날 123엔대로 20개월만에 최저수준을 기록중이다.

▲미국 일본의 금리 정책이 주요 변수=최근의 환율 급등은 주로 엔화의 절하와 미국 나스닥시장의 폭락에 주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 두나라의 금리 정책이 원-달러 환율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오는 20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0.75% 포인트 이상 내려 나스닥 시장을 안정시킨다면 환율 급등을 막는데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생산자지수는 2월에 0.1% 오르는데 그치고 산업생산지수도 지난달 0.6%가 하락했기 때문에 금리를 크게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일본은행이 현재 열고 있는 정책위원회에서 초단기금리를 0%로 인하, '제로금리'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일반적으로는 금리를 낮출 경우 해당 통화에 대한 메리트가 감소, 통화가치가 떨어지지만 일본의 경우 금리인하로 인한 경기부양 효과도 예상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엔화 약세 추세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일본은 지금도 금리가 연 0.25%로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이번에 제로 금리로 복귀하더라도 금리평가 이론에 따른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엔화는 약세지속 전망 많아=일본은 경제기조가 워낙 안좋기 때문에 엔화는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신용평가기관인 피치 IBCA가 일본의 19개 주요 은행들에 대해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 일본 금융기관의 부실화 우려를 증폭시켰고 모리 총리는 당초 기대와 달리 사임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발표해 정국도 불안한 상황이다.

일본 주가가 계속 떨어질 경우 금융기관들의 주식평가손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물가관리에 부담=환율이 계속 오를 경우 국내 경제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물가불안이다.

1월과 2월에 이미 전년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속으로 4%를 넘어 물가당국이 크게 우려하고 있는데 환율 효과까지 가세하면 물가관리는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작년에 국제유가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물가를 목표선에서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환율이 계속 하락했기 때문인데 올해 거꾸로 환율이 오른다면 국제유가가 안정되더라도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97년말 39억달러이던 외환보유고는 최근 900억달러대로 크게 늘었고 대외부채도 대외채권보다 321억달러나 적은 상황이기 때문에 외채이자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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