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꽃피는 4월의 진입을 앞두고 우리 경제의 암울함을 이 보다 더 적절히 표한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코스닥 광풍(?)에 휩쓸려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던 닷컴기업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혹독했던 지난 겨울. 그래도 그때는 이 겨울만 잘 넘기면 곧 따뜻한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이 닷컴기업에게 있었다. 하지만 결국 '희망'은 빼놓은 채 '봄'만 오고 말았다.
벤처몰락이 시작됐던 지난해 8월. 델로이트 리서치는 올해 상반기 중 B2B사이트가 전세계적으로 1만개를 돌파, 절정을 이룬 뒤 그 열기가 급격히 식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당시 운영중이던 1천501개 B2B사이트 가운데 3, 4년 더 생존할 수 있는 사이트는 단지 27%(400개)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결론은 어쩌면 자명한 것이었는 지도 모른다. 우리의 벤처 열풍을 돌이켜 보자.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신기술', '사이트로 몰려드는 네티즌들'. 이것으로 '시장(市場)'에서 성공할 것으로 믿었다. 경기침체로 갈 곳을 잃은 자본이 몰려들면서 '허황된 거품'을 낳았다. 물론 최근 벤처 사기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사기꾼'들도 이 과정에서 큰 몫을 했다. 그러나 엄격한 의미에서 이 당시 소비자들은 벤처의 신기술과 사업모델을 '즐긴 것'이지 '구매'한 것은 아니었다.
수익이 없는 곳에 자본투자가 계속될 수는 없는 일. 많은 닷컴기업들이 올해를 '콘텐츠 유료화의 원년'으로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발 우리 제품 좀 사주세요" 닷컴기업의 애타는 호소에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사이비는 가라. 이제 눈요기는 끝났다. 정말 살만한 콘텐츠를 내놓아라"
이제 닷컴기업에 남은 것은 환상이 아니라 냉혹한 '시장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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