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수가 다시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실업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재정경제부는 2월중 실업자 증가는 대부분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월은 농촌과 건설현장의 비수기인데다 대학졸업생들이 구직전선에 뛰어들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재학생들이 학교에 복귀하는 시점인 만큼 원래 1년중 가장 실업률이 높다는 얘기다.
결국 지난달 실업 증가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뿐 특별히 심각하지 않다는 인식이 짙게 배어 있다.
하지만 통계청 실업통계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재경부의 낙관적인 견해는 여러곳에서 벽에 부딪힌다.
▲계절요인 제거해도 실업률 높다=재경부는 계절적 요인이 실업 증가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실업률'도 지난해 11월3.9%에서 1월 4.1%, 지난달에는 4.2%로 높아졌다.
또한 계절조정 실업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에 적합한 실업 수준을 의미하는 자연실업률(3.6%)을 웃돌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현재 정상 수준에 비해 분명히 높은 상황이다.
재경부는 3월에는 계절적 요인이 많이 줄고 실업종합대책의 영향으로 실업자 수가 다시 90만명대 초반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우자동차 대량 감원과 동아건설 파산 결정, 고려산업개발 부도 처리 등 굵직한 실업요인이 잇따라 발생한 상태여서 이달 실업통계가 과연 재경부의 전망처럼 호전될지는 미지수다.
▲실업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현재의 실업은 경기악화에 따른 경기적 실업과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구조적 실업이 겹친 '복합 실업'의 양상을 띠고 있다. 그만큼 문제를 풀기도 어려운 셈이다.
1년 미만의 전직실업자의 이직 사유를 살펴보면 일거리 감소와 사업경영 악화로 인한 경기적 실업은 지난 98년 7월 43.7%에서 지난해 6월 27.1%로 줄었지만 지난달 다시 33.3%로 늘어 99년 5월(36.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명예퇴직과 조기퇴직, 정리해고로 인한 구조적 실업은 98년 4월 19.1%로 최고조에 달했다가 지난해 9월 5.0%로 하락했으나 지난달에는 6.6%를 기록,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발적 실업이 줄고 비자발적 실업이 늘고 있는 현상도 심상치 않다.
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또는 건강상 이유로 현재 직장을 그만두는 자발적실업은 지난해 12월 46.4%에서 지난달 41%로 감소했다.
반면 해고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두는 비자발적 실업은 98년 5월74.6%에서 지난해 6월 38.8%로 크게 줄었지만 지난달 46.2%로 다시 증가세에 접어들었다.
▲한시적 실업대책도 필요하다=실업은 경기에 후행하는 만큼 최근의 실업 증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강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때문이란 분석이다. 또 11·3 기업퇴출 등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력감축이 노조 반발 때문에 즉시 이뤄지지 못하고지금에서야 가시화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경제의 경착륙과 일본의 경제위기까지 불거진다면 정부의 하반기 경기호전 전망이 어그러지면서 실업대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실업대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올바르지만 지금처럼 시급한 상황에서는 공공근로나 생계형 창업지원 등 임시방편적인 실업대책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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