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농철 농민 작목선택 고심

몇년 동안의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 외국산 수입 증가, 이상 기후 등 때문에 과수.채소는 물론 화훼.축산.하우스농사까지 망쳐지는 상황이 계속되자 본격 영농철이 닥쳤는데도 농민들은 작목 선택조차 못해 고심하고 있다. 그런데도 자재값은 올라 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칠곡군 지천면 박모(58)씨는 "몇년 사이에 과수.축산 등 어느 분야 농사를 지어도 인건비는커녕 적자만 나는 형편이어서 올해 농사를 지을지 말지조차 결정 못하고 있다"고 했다. 고령지역 농민들은 "지난 겨울 저온.돌풍 등으로 딸기.고추.토마토 등 하우스 작목의 수확이 크게 줄었다"며, "그 탓에 값은 30~40% 올랐으나 피해가 적은 일부 농가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자재값도 못 건진 상황"이라고 했다.칠곡의 화훼농들도 "꽃 소비가 줄고 값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소득이 예년의 80%에도 못 미친다"며, "기름값 인상, 과다한 선별비.물류비 등 때문에 수출도 수지가 맞지 않아 농사를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런데도 하우스용 비닐.필름.파이프 등 농자재는 값이 크게 오르고 일부 품목은 품귀현상까지 보여 영농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예천지역 농민들은, 토마토.고추 등 멀칭비닐 1천m 가격이 작년 보다 2천원 올라 2만원선에 달했으며, 하우스 파이프.지주 등 값 역시 20% 이상 올랐다고 했다. 개포면의 한 풋고추 재배농은 "기름값이 비싸 2년 동안 하우스 수입이 엉망인 중에 올해는 자재값까지 올라 하우스 농사를 포기했다"고 한숨지었다.

예천.권광남기자 kwonkn@imaeil.com

고령.김인탁기자 kit@imaeil.com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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