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21일 환율은 1천305.30원을 기록, 지난 98년11월16일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1천300원을 돌파한 것도 2년4개월만이다.
문제는 이 같은 원화 약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는 데 있다. 21일 새벽 단행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기금 금리 인하 폭이 기대치에 못 미쳤고 일본 경제의 조기회복 가능성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 현재 원-달러 환율은 엔화를 좇는 양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요령과 외화예금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환율상승시 환테크 요령은=해외송금은 서두르고 신용카드 해외사용은 자제한다.
달러 값이 더 오르기 전에 해외송금을 서둘러 마치고 반대로 해외여행 등에서 사용하고 남은 달러는 원화로 바꾸지 말고 달러 값이 오름세를 그쳤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 보유하는 게 낫다.
외화예금에 넣어두는 것도 한 방법. 약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해외로 나갈 경우 신용카드보다 달러 현찰이나 여행자수표를 이용한다. 카드사들이 해외 사용분을 원화로 산출하는 기준일은 카드 사용일이 아니라 해외에서 국내 카드사로 전산 전표가 넘어오는 날. 따라서 원화 하락이 계속될 때 신용카드를 쓰면 카드대금 결제시 환차손을 볼 수 있다.
▲외화예금에는 어떤 게 있나=송금할 금액을 외화예금에 넣어두면 원화가치 변동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은행마다 외화 보통예금, 정기예금을 팔고 있고 정기예금 단점을 보완한 특화상품을 내놓은 곳도 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예금의 금리는 대체로 연 2~4% 수준. 신한.서울은행 금리가 연 4%대로 다소 높은 편이다.
긴박한 자금이 아니라면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에 드는 게 유리하다. 금리는 미 달러화 기준으로 1주일짜리 연 5.9~6.5%, 1개월 연 6.3~6.9%, 3개월 연 6.5~7% 수준.
외환은행의 하이파이 자유적립 외화예금과 신한은행의 자유적립식 외화예금은 특화상품. 입금이 자유로우면서도 급전이 필요하면 만기 전이라도 인출할 수 있다.
환차손을 줄여주는 상품도 있다. 외환은행의 환율안심 외화 정기예금은 원화가치가 달러당 25원 이상 오를 경우는 만기일에 달러당 15원을 보상해준다. 국민은행의 환율타깃 외화 정기예금도 보상이자를 준다.
▲기업이라면=해외무역을 하는 기업은 선적시기를 조절하면 환위험을 줄일 수 있다.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통장에 넣어 두는 것도 유리한 방법의 하나다.
은행 조언을 받는 것도 좋다. 기업은행은 거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외환리스크자문반(문의 02-729-7053)을 운영하고 있으며 외환은행도 환율 전망치를 정기적으로 내놓는 한편 기업체 상담에 응하고 있다.
▲주의할 점은=외화예금은 대상국가 통화와 은행에 따라 금리가 다르다. 특히 엔화의 경우 예금금리가 연 1%에도 미치지 못하므로 엔화로 할 경우 금리면에서 불리하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환투기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살 때 적용하는 기준과 팔 때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환율이 1천200원일 경우 살 때는 1천220원을 줘야 하지만 팔 때는 1천180원밖에 받지 못한다. 1천220원에 달러를 샀다면 기준가가 40원 이상 오른 1천240원 이상 돼야 본전이 된다는 얘기다.
외화를 사고 팔 때 각각 1~2% 가량 내야 하는 환전 수수료도 미리 생각해야 하며 예금자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 역시 감수해야 한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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