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개최 부끄러운 대구축구

대구 축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2002년 월드컵과 5월 대륙간컵을 유치한 대구시는 지난 99년 문희갑 대구시장이 시 축구협회장에 부임하고 아마.프로팀 창단에 나서는 한편 잔디구장을 증설하는 등 축구 살리기에 안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여전히 차갑고 시설도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21~22일 낮 두류운동장 보조구장에서는 흙먼지가 날리는 가운데 제30회 전국소년체전축구대회 제2차평가전이 열렸다. 초.중학교 선수들은 바람이 일 때마다 먼지 속에서 공을 찾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시합을 했다.

대구시축구협회 관계자는"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먼지 때문에 항의한다는 이유로 공원관리사무소에서 운동장을 빌려주지 않는다"며 축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부족을 아쉬워했다. 그는 최근 시에서 북대구IC 부근과 고산정수장 등에 잔디 축구장을 조성했지만 경기장 규격이 안 맞거나 부대시설 부족으로 시합을 할 수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다음달 10일 대구문화방송이 주최하는 문화관광부장관기 전국고교축구대회도 맨땅에서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역 축구계의 숙원인 프로팀 창단도 3년째 표류하고 있다. 대구시는 일화의 연고지 이전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쌍용과 삼성, 포철, 현대, 옥타곤 등에 팀 창단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이들 기업은 하나같이 "대구는 야구도시로 알려져 있어 관중 모집 등 축구단 운영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와 3, 4위전을 제외한 예선 2경기에 대한 입장권 구입을 외면하는 바람에 대

대구시축구협회 한 임원은 "지금과 같은 축구 열기로는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가 힘들 것 같다"며 프로팀 창단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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