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바닷물이 갈라지면서 바닷속 길이 열리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은 크게 5곳을 꼽는다. 충남 보령군 웅천면 관당리 무창포 해수욕장 앞바다를 비롯, 전남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 앞바다와 전남 여천군 화정면 사도, 그리고 전북 부안군 면산면 운산리 하심,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 송교리~제부도 사이의 물길이 바로 그곳. 그러나 최근 경남 사천시의 광양만을 비롯, 여수앞바다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모세의 기적 현상이 새로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곳에서는 음력으로 초하루부터 3~4일간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내는 간만의 차로 육지와 섬 사이 얕은 바다가 밑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바닷길이 열리면서 바닥에는 꼬물거리는 낙지와 꼬막을 비롯, 미역과 다시마나 게, 바지락, 소라 등 다양한 바다 동식물들의 생태를 구경할 수 있다.
충남 보령시 웅천읍 관당리 무창포 해수욕장도 음력 바닷길이 열린다. 무창포 해변에서 1.5㎞ 떨어진 무인도인 석대도까지의 바다가 물이 빠지면서 모래와 돌길로 변한다. 폭은 10~20m로 진도의 바닷길처럼 웅장하지는 않지만 물이 빠지면서 S자로 난 길의 가운데 커다란 돌밭이 형성돼 관광객의 흥미를 돋우기에 손색없다.
'모세의 기적'으로 잘 알려진 진도 바닷길은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2.5㎞에 이르는 국내 최장의 바닷길이다. 조수간만의 차이로 수심이 낮아지면서 평소 6~7m 깊이이던 바다가 폭 40m의 속살을 드러낸다.
또 여수에서 남서쪽으로 20여㎞ 떨어진 사도의 바닷길도 가 봄직하다. 이곳은 연간 5차례 길이 780m, 폭 15m의 바닷길이 열리는데 사도를 이루는 7개의 작은섬들이 'ㄷ'자형으로 연결돼 장관을 연출한다.
7개의 섬 가운데 본도항에서 해변도로를 따라 산책하면서 마주치는 갖가지 기암들도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중에는 이순신 장군이그 모습을 보고 거북선을 구상했다는 거북바위 등 온갖 전설을 간직한 바위들을 만날 수 있다.
마침 동대구역에서 오는 28일 하루 일정으로 이달 마지막으로 열리는 신비의 모세현상을 체험하러 충남 무창포로 떠나는 관광열차를 운행해 이용할 만하다. 또 이번 관광열차는 무창포를 들르는 길에 백제 3천궁녀의 한이 서린 낙화암과 고란사가 자리 잡고 있는 부소산성을 돌아보는 기회도 가져 백제고도의 향기도 맡을 수 있다. 문의 053)954-7788.431-3000.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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