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사의 불우한 거장으로 불리는 그를 대구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동아쇼핑갤러리(053-251-3373)가 27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여는 '고암 이응노 작품전'은 고암이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간 후 1988년 이국땅에서 타계하기 전까지 그린 작품 41점을 보여준다.
쉼없는 실험정신을 추구했던 고암의 작품세계를 시대별, 주제별로 나눠 볼 수 있다는 게 감상 포인트. 반추상작품으로 종이에 먹으로 그린 1959년의 '추상'부터 완전 추상작품으로 변화한 80년대 '인간'시리즈까지…. 고암이 80년대 종이에 먹으로 그린 '풍경(산)' 10점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그중 눈여겨 볼 작품은 역시 동양정신과 서구의 조형성이 어우러진 독특한 '문자추상', 광주민주항쟁 이후 선보인 인간연작 '군상'이다. 한자를 사용해 발묵효과에 중점을 둔 초기 '문자추상'과 한글의 기하학적 형상들을 해체하고 변형, 재구성한 후기 '문자추상'을 비교할 수 있는 것 또한 강점.
그 유명한 '인간'시리즈에 대해 고암은 생전에 이런 말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내 광주를 연상하거나 서울의 학생 데모라고 했다. 유럽 사람들은 반핵운동으로 보았지만, 양쪽 모두 나의 심정을 잘 파악해준 것이다".
서울의 '이응노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들로 꾸며지며 27일 개막전에 고암의 부인이자 이응노 미술관장겸 화가인 박인경(75)씨가 참석한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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