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장사 지분 다 털고... 정주영 회장 주식상속 빈손

고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이 22일 자신이 보유하고있던 현대건설지분을 현대건설에 증여함으로써 적어도 상장사 지분중에서는 자녀들이 상속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고 정 명예회장이 21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현대건설 15.77%(5천62만주)와 현대중공업 0.5%, 현대상선 0.3%에 불과하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외에 현대자동차 0.1%, 중공업 15.9%, 상선4.6% 등의 지분이 있었으나 대부분을 매각, 현대건설의 회사채매입 등에 사용했었다정 명예회장은 사망 직전 그나마 자신의 상장사 지분재산 거의 전부나 다름없는 현대건설 지분을 회사에 증여함으로써 이제 상장주식 자체는 상속재산에서 미미한 수준인 11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현대가의 상속인중에 현재 가장 많은 금액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장자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정몽구 회장은 이날 현재 현대자동차 4.1%, 하이스코 3.2%, 모비스 8.6%, 인천제철 7.2% 등을 보유, 21일 종가기준 금액은 2천307억원어치로 집계됐다.

다음이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6남 정몽준 의원으로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 1개종목의 지분 11.1%만으로도 21일 종가기준 총액은 2천146억원어치로 평가됐다.

반면 주력계열사 대부분이 위기를 맞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5남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의장은 현대전자 1.7%, 건설 6.4%, 상선 4.9%, 종합상사 1.2% 등을 모두 합쳐도 '기껏해야'정몽구 회장이나 정몽준 의원의 3분의 1수준인 698억원에 불과하다.

일찌감치 계열분리해 나간 나머지 형제들은 이들보다 더욱 미미해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3남)이 현대백화점 지분 23.6% 등으로 평가액이 531억원 수준이며 7남인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고문은 현대해상 지분 21.7%, 114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8남인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은 현대기업금융이 상장사가 아닌데다 형들의 상장사에 전혀 지분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대관련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6년 1월초 당시 19개 계열사가 전체 시가총액 141조4천140억원의 4.92%인 6조9천505억원을 차지한 뒤 꾸준히 증가, 지난해 개장초에는 계열분리된 회사를 포함, 24개사에 28조4천673억원으로 7.96%까지 증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주가폭락과 함께 2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과 현대건설, 전자 등의 위기로 현대주가 타격을 입으면서 21일 종가기준 현대그룹 및 현대차그룹, 계열분리사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절반수준인 14조4천247억원으로 급감, 증시전체 시가총액의 6.78%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모두 '왕회장'이 씨를 뿌린 현대계열 상장사들의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 지난 90년 10.3%에서, 93년 12.3% , 97년 14.8%까지 늘었으며 지난 99년에는 18.2%까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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