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도때도 없는 '삐리릭' 세계 각국 '재갈'들었다

오페라에서 주연 여가수가 애달프고도 아름다운 아리아를 부를 때나 결말로 치닫는 액션영화의 격렬한 액션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가까운 어디선가 느닷없이 휴대폰이 울린다. 현대 기술문명의 상징이자 총아로 통하는 휴대폰. 하지만 때때로 무례를 범하는 '애물'이 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 캐나다는 꺼놓지 않아 마구 울려대는 휴대폰과 그 주인이 예의를 갖추게 하기 위해 '공중장소의 휴대폰 울림 차단 장치' 합법화를 추진중이다. 그러나 이 기술의 합법화는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불법으로 돼 있어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캐나다 산업성은 영화관, 극장, 레스토랑 등 다중이 모이는 장소에 설치하게 될 '휴대폰 울림 차단장치'의 합법화 여부를 두고 6월 하순까지 90일간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휴대폰 울림 차단장치 설치 합법화에 앞서 이미 행정부 청사에 한해 이 장치의 설치를 허용하고 있으며 상당수 부서가 이를 채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캐나다 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 등도 '휴대폰 울림 차단장치'에 대해 긍정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기 위해 공중도덕을 특별히 중요시 하는 일본 역시 사적인 용도와 공적인 용도로 규정된 곳에 차단장치 설치를 허용하고 있으며 인도는 최근 대통령의 연설 도중 한 정치가의 휴대폰이 6번 이상 울린 소동을 계기로 합법화를 거론하고 있다.

'휴대폰 울림 차단장치'는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 무선통신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설비. 캐나다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스라엘의 넷라인같은 회사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한 전직 군인이 설립한 이 회사는 군 설비에 영감을 받아 만든 'C-가드 셀룰라 파이어 월'이라는 휴대폰 울림 차단장치를 생산, 미국 국방성과 CIA 등에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로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다른 통신에 대한 라디오 통신의 방해를 목적으로 한 이용에 대해 지난 1934년부터 법으로 금지했다. 이후 지난 99년 합법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지금은 불법으로 '정리'된 상태여서 캐나다와 대비되고 있다. 다만 부시 대통령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휴대폰에 대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지 주목된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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