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출산성비(出産性比)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남아가 절대 우위가 아닌가 싶다. 남아선호가 유별나다는 게 적확한 표현일게다. 출생성비가 116.5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출산전 태아감별과 낙태에 의한 성비 조작이 원인이다. 성비불균형의 근본적인 요인 제공은 남성우월주의에 있다고 본다.
집안에 남자가 있어야 한다는 절박감이랄지, 이런 현상이 이를 부추긴 셈이다. 남아선호(男兒選好)는 어떻게 보면 여성에 대한 홀대 내지 차별의 인정이 전제돼 있다. 대구의 아들 숭배를 나타내는 것은 여기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예식장, 아파트 이름을 살펴봐도 이것을 알 수 있다.황제.궁전.궁궐 등 절대권력의 소유자인 남성과 관련한 명칭을 붙인 건물이 상당하다. 남성에 대칭하는 여성 즉 여왕.왕비 등을 따온 건물이나 업소의 이름이 있을 법 한데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이같은 건물을 보고 몇년전 대구에 들른 중앙부처 출입기자들은 손으로 가르키며 웃었다고 한다. 평소 철벽으로 여겼던 '아들의 영역'이 깨지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어쩌면 '아들 숭배' 사고(思考)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될 일이 아닌가. 사관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 공군사관학교 여생도 18명이 소위로 임관했다. 해병대도 '딸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지난해말 해병대 사상 처음으로 선발한 여군장교 후보생 7명이 오는 26일 해병대교육 훈련단에 입소하기로 돼있다. 검사직에도 여성파워 바람이 분다. '특별한 여자'로 취급받은 여검사가 올해 21명이 한꺼번에 임관돼 총 50명이 재조(在朝) 법조인으로 활동중이다. 남아선호병을 무색케 하는 여성들의 약진은 남성과 무한경쟁을 예고하는 셈이다. 한국남성이나 여성의 상당수가 지금도 가지고 있을 '우리집 여자들은 무능력하다'는 생각에 대한 반격으로도 볼 수 있다.
능력이야 남성, 여성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지혜수준 등에 의해 판가름 나는 것일진데 조선시대에나 있을 법한 여성차별 인식은 사회발전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경고다. 한국 남성들, 특히 대구 남성들이 '우리집 여성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나라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딸들 만세.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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