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박물관의 정원과 뒷동산에 어느새 소리없이 봄이 왔다. 산수유, 매실나무, 진달래, 철쭉, 목련,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조팝나무, 살구나무, 산사나무를 비롯한 여러 나무들의 입새가 파릇파릇 싹트고 있었다. 매일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다가 불현듯 꽃과 나무들에게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새로운 생명이 용솟음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새 생명이 움트는 봄은 박물관 뿐만 아니라 모든 곳에 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자연이 주는 이러한 축복의 향연을 그냥 지나치고 있다.
새롭게 움트는 나무의 새싹과 꽃망울을 보면서 이들이 어찌 그리 서로 다르고 또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떻게 함께 피어나서 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지를 보면 자연앞에 경외심을 갖게된다. 아마도 이번 겨울의 매서운 추위와 폭설을 함께 이겨낸 자부심과 서로에 대한 경의가 이토록 다양하지만 조화를 이루면서 서로의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게 되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연의 합창 생명의 용솟음
우리의 삶은 극히 유한하여 이러한 자연의 합창과 생명의 용솟음을 팔.구십번까지 보기도 어렵다. 그리고 그 팔.구십번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보면 앞으로 맞이할 봄의 횟수를 계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생활의 짐에 눌리어 봄을 무심코 보내게 되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지금이라도 산을 보고 들을 보라. 아니면 가까운 공원에 나가보라. 그리고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생명의 합창을 한껏 즐겨 보라. 이 하늘아래 아니 이 우주속에서 자연의 일부로서 자신의 존재가 갖는 의미를 또한 생각해 보라. 자연속의 꽃과 나무들이 보여주는 생명의 합창속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생명의 힘이 자연의 한 부분인 우리 자신의 몸속에도 흐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꽃이 봄을 맞아 살아있음의 기쁨을 만끽하고 미래에 나올 또 다른 생명을 준비하듯 우리도 이 봄을 맞아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의 기쁨과 행복을 만끽하며 미래를 준비해 보자. 그리고 꽃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봄을 최대한의 정성을 들여 아름답게 꾸미면서 생명을 이어가듯 우리도 우리의 삶을 아름답고 의미있게 꾸며가도록 노력하자. 겨울의 혹한과 폭설이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뜨리기 위한 축복이듯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우리의 삶을 보다 가치있고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축복의 노래 소리로 생각해 보자. 길어도 백년이 안되는 것이 우리가 살다갈 기간인데 어려움이 아무리 크다고 한들 어찌 좌절속에서 아까운 우리의 시간을 보내기만 할 수 있겠는가? 봄을 맞아 생명의 용트림을 느끼면서 다시 힘을 내자!
◈문화토양 높여 값진 삶 설계
대구의 미래를 위해, 우리나라와 우리 후손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분야에서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자. 우리 몸속에 있는 생명의 소리를 들어보고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 그리고 대구에서 문화를 일구기 위해 힘써보자. 봄의 향기는 문화적 분위기속에서 더 빛을 발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문화는 이제 단순히 삶의 내용을 풍요롭게 해주는 일회성 행사나 부차적 장식품이 아니며, 고부가가치 무공해 산업자원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문화는 우리가 가진 생명의 의미를 보다 값있게 만들어주는 샘터이다. 목마른 사람이 샘물을 찾듯 자연에서 생명의 용솟음을 느끼는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보람있게 만들수 있게 하는 '가치관'을 제공해주는 샘터가 바로 문화이다. 그러면서 문화는 또한 각종 경제적으로 의미있는 발상을 제공해주는 아이디어의 보물창고인 것이다. 즉 문화적 상상력과 경제적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기름진 토양이 바로 문화인 것이다.
이제 봄을 맞아, 아무리 어려움이 많다 하더라도 대구의 문화적 토대르 살찌우는 일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 또 문화분야 뿐만아니라 경제.사회분야 등을 포함한 모든 분야를 망라하여 각기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하자. 지금의 어려움을 미래의 성공과 번영을 위한 축복으로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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