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국당 전당대회, 파벌싸움으로 아수라장

23일 오후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국당 전당대회는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면서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김윤환 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려 했던 이날 대회장은 부정투표자가 적발되는 돌발사태로 5시간 이상 투표가 중단된 가운데 '서부 활극장'을 방불케 했다.

발단은 반(反) 김 대표측 전당대회 준비위원들이 대의원증과 주민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남자가 경북 고령.성주지구당(위원장 최도열)의 임모 대의원을 대신해 대리 투표를 하려다 투표 참관인에 적발되면서 투표 보이콧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리투표자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채 '줄행랑'을 놨고, '반김'측은 '당 사무부총장을 맡아 김 대표 유임에 앞장선 최도열 위원장이 계획적으로 부정선거를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반김'측은 조직적인 부정투표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투표 중단을 요구했다.

투표 속개여부가 논의되는 동안 대회장은 난장판이 됐다. '반김'측은 "이미 투표를 한 대의원 중에도 부정투표를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원천 무효다"며 공세를 취했고 김 대표측은 "역공작일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때부터 대회장 여기저기서는 두패로 나뉜 대의원들의 욕설과 고함속에 곳곳에서 마이크 쟁탈전과 멱살잡이, 삿대질이 계속됐다.

얼마뒤 '반김'측이 "전대 준비위원 9명이 논의한 결과 7명이 원천무효에 동의했다"고 선언하자 김 대표측은 "준비위원에게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투표 속개가 타당하다"고 대응했다.

김동수 전당대회의장대행은 절충이 여의치 않자 '대리투표 시도 전에 부정투표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투표중단 2시간20여분만에 속개를 선언했으나 '반김'측의 한 위원장이 연단에 있던 투표함을 탈취, 대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김동주 최고위원은 즉각 '이번 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서훈 정책위의장은 '일부 세력이 고의로 투표 방해를 주도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서 의장은 연설도중 연단에 운집해 있던 대의원들에 떠밀려 하단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소란이 끊이지 않자 김 대행은 '투표를 계속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늘 투표를 무효화하고 오는 27일 투표를 다시 하도록 한다'고 선언, 투표는 6시간여 만에 무산됐다.

윤원중 사무총장은 '전당대회를 27일 다시 여는 것이 아니라 오늘 대회를 속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반김'측은 최고위원회 등 절차를 거쳐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반발, 진통이 예상된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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