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1세기 뉴리더-이마트 황경규사장

국내 할인점업계의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마트'의 성공은 유통업의 신화로 통한다. 이마트가 거대 다국적자본인 외국계 할인점들의 공세에 맞서 국내 유통시장을 지키면서 6년여만에 3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황경규 사장의 공격적인 경영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황 사장은 토종 브랜드인 이마트가 국내 유통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적잖은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이마트의 모토는 이제는 모든 할인점들이 내걸고 있는 'Everyday Low Price'. '좋은 상품을 날마다 싸게 판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 2월27일 30번째 점포인 대구 만촌점을 열었다. 93년 서울 창동점을 개설한 이래 9년만이다. 올해 안에 12개를 더 개설하고 2004년까지 75개를 연다는 계획이다. 30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 해 3조400억원으로 늘었다.

이마트의 급속한 성장은 다점포화에 의한 바잉파워(구매력)에서 비롯된다. 황 사장은 96년 이마트 경영을 맡게 되자 외국 할인점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다점포화를 통한 바잉파워 향상과 이를 뒷받침할 물류시스템 및 정보시스템의 구축 등 공격경영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취임 즉시 통합물류센터와 식품가공센터를 세울 것을 지시, 1년만에 이 프로젝트를 완성시켰고 3년만에 점포 수를 20개로 늘렸다. 할인점의 1차적인 경쟁력은 가격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궤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제일모직과 신세계백화점 등 영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전략 전문가이지만 할인점이라는 영업형태에 대해서는 생소했다. "할인점은 백화점과는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할인점에 대한)고정관념이 없던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 때까지 할인점은 인테리어를 하지 않은 창고형 매장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가격만 싸다고 해서는 안된다. 어느 정도 서비스가 있어야 하고 또 이용하기에 편리해야 하고 상품구색도 잘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같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호에 맞춘 것이 바로 한국형 할인점 이마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유통산업이 성장해야 국내 제조업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내 할인점이 외국계 할인점에 밀린다면 외국산 제품의 수입과 판매가 늘어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국내 유통업을 육성,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입담당 부장이나 해야 할 수입상품 판매를 그가 직접 결정하는 것은 수입상품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을 국내에서 1차적으로 찾아보고 없으면 상품개발을 위한 노력이라도 해보라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발을 위한 노력을 하다보면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같은 노력의 결과 이마트는 지난 99년 '유통대상'을 수상했다.

황 사장은 지역점포를 잇따라 오픈하면서 지역 제조업체가 이마트를 적극 활용해줄 것을 지방자치단체에 당부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 제조업체가 이마트에 납품하게 되면 전국적인 판매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대구의 쉬메릭상품(우산 등)과 같은 전국적인 경쟁력이 있는 제품은 이마트에서 팔리고 있다.

이제 이마트는 세계를 겨냥하고있다.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개설, 중국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한 이마트는 2003년부터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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