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개인기'를 유행시키고 있는 TV토크 프로그램들이 각 채널 심야시간대를 점령하는 바람에 느긋하게 심야시간을 즐기려는 시청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개그맨 가수 등 연예인 일색의 출연자들, 억지 웃음을 유도하는 개인기, 퀴즈를 풀지 못할 경우 출연자에게 가해지는 황당한 벌칙, 시도 때도 없이 화면에 등장하는 자막까지 비슷비슷한 포맷에다 알맹이를 찾아볼 수 없는 진행 등으로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는 평이다. '그냥 웃자고 하는 짓'이라고 치부한다면 달리 할 말이 없지만 하루를 마감하면서 TV를 통해 그나마 스트레스를 풀려는 시청자들에게는 토크 프로야말로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현재 방송중인 각 채널의 토크 프로는 '서세원 쇼'(KBS 2·화요일 밤 11시)를 비롯 신동엽 윤다훈의 '두 남자쇼'(SBS·화 밤 10시 55분), '이홍렬 쇼'(SBS·수 밤 10시55분), '야! 한밤에'(KBS2·목 밤 11시)와 개그맨 이경규 심현섭이 진행하는 '테마쇼 인체여행'(KBS2,월 밤 11시) 등. 토크 프로가 하루도 빠짐없이 전파를 타면서 심야시간대 채널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웃기기 일변도의 구성과 진행, 농담과 은어 등으로 시청자를 소외시키고 있으며 즐거움 보다는 짜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중 몇몇 프로그램의 경우 전문가를 동원하는 등 색다른 진행으로 시청자에게 유익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주로 막을 내리는 배철수의 '삼색 토크 쇼'(EBS)의 경우 그나마 시사성있는 테마를 선정, 패널들이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들려주는 프로였다는 점에서 본격 토크쇼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부분의 토크 프로가 흥미 위주의 진행으로 여전히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게 시청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미디어워치는 최근 발표한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토크 프로를 지탱하는 개인기의 열풍은 연예인 고유의 색깔을 퇴색시켜 자기 분야에 충실한 진정한 엔터테이너의 양산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며 토크 프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스타 시스템에 의존해 재미에 치중하는 제작방향은 연예인 뿐아니라 시청자들에게 결코 유익하지 않다"며 토크 프로그램과 주말 버라이어티쇼의 수준 제고를 주문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