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전명예회장의 유해가 안장된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산은 유족과 지인, 임직원외에 동네 주민들까지 구름같이 몰려들어 가히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인의 유해를 태운 운구차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따스한 봄햇볕을 받으며 창우동 선산 입구로 들어섰다. 양지바른 검단산 자락에 자리잡은 선영을 향해 운구차가 흙길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 동네 주민 300여명이 길가에 몰려나와 착잡한 표정으로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운구차가 산중턱의 잔디광장에 도착하자 검정색 양복차림의 운구요원 36명이 운구차에서 태극기에 휘감긴 연갈색 목관을 꺼냈고 이어 소나무 우거진 산길을 따라 300m 가량 떨어진 가족묘지를 향해 옮겼다. 그 뒤로 정몽구 회장 등 유족들이 곡(哭)을 하며 뒤를 따랐다. 30여대의 전세 버스에 나눠 타고 온 유족 및 계열사 임직원 등으로 이뤄진 수백명의 검은 상복 행렬은 마중 나온 주민들에게는 진기한 볼거리였다.
가족묘지에 도착한 유족들은 '하동정씨봉식지묘'라는 비석이 서 있는 고인의 선친 묘 앞에서 반혼제를 지냈다. 젯상은 과일과 유과, 북어 등으로 검소하게 차려졌고 제사도 특별한 의식 없이 조촐하게 치러졌다. 화환도 정.관계 대표들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이 보낸 것등 100여개만 진열됐다.
○…고인의 묘자리는 선친의 묘 앞으로 3m 가량 떨어진 곳에 마련됐다. 고인의 뜻에 따라 특별히 풍수지리를 따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치장절차는 제사를 마친 뒤 낮 12시부터 시작됐다. 유족들과 지인, 임직원 5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운구요원들은 목관에서 태극기와 천을 벗겨낸 뒤 천천히 하관했다. 이어 흙을 덮고 봉분을 다지는 20여분간의 입관절차를 거쳐 고인의 유해는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반평짜리 묘에 평화롭게 안장됐다.
○…이날 선영 입구에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 나온 등산객과 인근 주민 300여명이 몰려들어 혼잡을 빚기도 했다. 하관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혼잡을 피하기 위해 경호원들이 묘지 입구를 통제하자 이들은 "회장님께서 마지막 가시는 길을 보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왔는데 왜 못들어가게 하느냐"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묘지로 이어지는 선산 중턱에는 취재진들을 위한 임시 프레스 센터와 좌석5백여개, 테이블 등이 준비돼 방문객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했다. 현대측은 이날 방문객들을 위해 준비한 3천여명 분량의 음식이 1시간여만에 동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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