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립국악단 정기연주회 표정

"우리 국악을 이렇게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는게 신기해요"."새삼 국악의 흥겨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으면 서양음악에 젖어있는 청소년들이 국악과의 거리감을 좁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3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대구시립국악단 제89회 정기연주회는 대구시민과의 거리좁히기에 전력질주하고 있는 대구시립국악단의 변화 기운을 듬뿍 전달하고, 국악이 얼마나 흥겨운지를 다시한번 느끼게 한 흥분의 무대였다. 객석을 가득 메운 1천300명의 관객들은 몸속 깊이에서 우려나오는 흥에 맞추어 봄 밤 국악열기 속으로 흠뻑 젖어 들었다.

이번 무대는 대구가 펼칠 각종 국제행사를 앞두고 영화, 패션 등 다른 장르와의 접목을 통해 국악의 대중성, 예술성을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 지난해 말 부임한 박상진 상임지휘자의 첫 연주회로 다양한 국악적 변형과 독특한 구성으로 국악과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데 성공한 무대였다.

마당극의 감초 김성녀씨의 청산별곡, 멀리서 아련히 들려오는 듯한 이종대씨의 메나리조 피리협주곡, 중노년층에게 간판급 국악인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김영임씨의 한오백년, 국악가요라는 새 장르를 통해 우리 정서를 열정적으로 뿜어낸 장사익씨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며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서편제'와 '바보들의 행진' 등 영화와 국악의 만남, 국악반주에 맞춰 이루어진 패션쇼(디자이너 천상두 작품)등 지역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시도들은 청중들의 이채를 끌었다. 이후 북, 꽹과리, 장고, 북이 어우러져 우리몸에 내재된 우리것에 대한 열정을 한껏 일깨워 준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이 청중들의 환호속에 대미를 장식했다.

관람객 이수진(30.대구시 북구 복현동)씨는 "기획이 독특하여 국악은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바로잡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성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가요와 영화영상의 만남에서는 음정이 맞지 않는 일부 문제점도 노출됐다.

주영위(44) 경북대 교수 "새 지휘자를 맞아 축제적인 분위기 속에서 공연이 진행돼 국악에 대한 대중들의 거리감을 없애는데는 성공했으나 음악적 요소가 다소 미흡했다"며 이런 부분들이 더욱 보완돼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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