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양보

일전에 중국의 유명한 절경지 장가계를 관광차 갔었다. 장가계 시내를 벗어나 무릉원에 있는 천자산에 올라가니 눈앞에 펼쳐진 천하절경은 잠시 인간임을 잊고 산신이 된 것 같았다. 걸으며 바라본 천태만상 금편계곡의 봉우리는 그림인지 실물인지 아! 하는 감탄사를 내게 만들었다.

이튿날 하늘과 맞닿은 듯하고 청산과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있는 보봉호수에서 토가족 어여쁜 아가씨들의 구성진 노래 소리를 들으며 한 뱃놀이는 복잡한 현실을 잊게 했다.

관광을 마치고 무릉원에서 장가계 시내로 오던 중 비포장길 양쪽에 10대 가량의 차가 서 있었다. 양쪽 차들이 조금만 뒤로 물리면 비켜 갈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도 서로 양보하지 않아 3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성질 급한 한국인들이 차에서 내려 비켜갈 수 있는 방법을 일러 주었지만 그들은 서로 상대방이 물러서 비켜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안내원에 따르면 교통경찰의 지시 없이는 절대로 비켜주지 않는다고 했다. 여행사 안내원들이 연락을 취해 경찰관 3명이 도착했다. 그때까지 100대도 넘는 차들이 줄줄이 정차해 있었다. 경찰의 지시에 따라 겨우 넓은 도로까지 나오는데 무려 5시간이나 걸렸다.

처음 한두대 마주쳤을 때 서로 양보하였다면 10분 정도면 통과하였을 것을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큰 혼란을 초래했는가. 요즘 각계 각층에서는 집단 이기주의의 팽배로 눈앞의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가 하면 양보심의 결여로 국민생활에 많은 시련을 주는 경우가 있다. 한 개인이나 집단도 국민전체 구성원이라는 것을 명심해 전체의 이익이 자신의 이익과 같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인생은 상호양보에 의하는 것 외에는 사회에 존재할 수 없다"는 미국 존슨대통령이 말처럼 서로 양보하면서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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