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齒)이라는 창으로 동서양사를 더듬어보는 재미와 21세기를 나타내는 생활문화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다이어트'와 관련된 교양서가 독자들을 찾아간다.
글쓰는 치과의 이병태(월간 치과연구 발행인 겸 편집인)씨가 펴낸 '재미있는 치의학 역사산책'(도서출판 정상)과 한의학박사 김달래(상지대 한병병원 체질의학과장)씨가 쓴 '내 몸매 내 맘대로 되는 체질 다이어트'(중앙생활사)는 치의학·체질한의학이라는 딱딱한 전문분야를 말랑말랑하고 풀어내고 있다.
사람의 이를 통해서 동서양사를 조명한 '재미있는 치의학'은 다소 어설프지만 이색적인 재미와 저자의 광범위한 역사교양을 엿볼 수 있다. '재미있는 치의학'에 따르면 조선초기만 해도 임금의 치통은 국가 기밀에 해당했다. 조선왕조실록 성종편에서 치통으로 고통받던 성종이 도승지 김계창에게 묻는 장면.
"짐이 여러해동안 치통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이니 명나라 사신에게 뜻을 전하여 약을 구하려는데 그대들의 의견은 어떠한가". "전하의 치질(齒疾)을 타국인에게 알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 옛날 진(晉) 왕후도 치병에 능통한 의사를 적국인 진(秦)나라에서 구한 적이 있네". "…".
명의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치통을 풍열통(오늘날 치주농양 등)·풍냉통(치주 조직염증)·열통(위속에 열이 쌓여 붓고 구취가 심한 통증)·한통(차가운 물 바람 음식을 먹으면 느끼는 통증, 전신질환과 관련)·독담통(담가래가 심한 사람에게 오는 치통)·충식통·어혈통 등 7가지로 분류하였다.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 이쑤시개의 사용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재료로는 버드나무가지(楊枝)가 제일이며, 중국의 소동파는 차를 마시는 것이 충치예방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서양사에서 성녀 아폴로니아는 스페인·이탈리아·벨기에·프랑스 등에서 존경받는 치의학의 수호성인. 알렉산드리아가 고향인 아폴로니아는 아름다운 처녀로 불타는 신앙을 지니고, 수많은 시민들을 천주교에 귀의시켰다. 그러나 제7차 기독교도 박해가 시작되자 수많은 사람이 개종이나 죽음 가운데 한가지를 택해야했다. 끝까지 개종을 거부한 아폴로니아는 생니를 죄다 뽑히고, 사자우리에 갇혀 턱이 깨어지는 괴로움 끝에 죽임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믿음을 지켜서 성자의 반열에 오르고 치통의 신으로 존숭받고 있다.
영국 치의학의 대가 존 헌터는 이를 둘러싼 법랑질과 상아질을 구분하였으며, 부정교합에 특별한 관심을 쏟아서 만대불변의 이름을 남겼다.
풍자화가 로우랜드슨은 빈민의 치아를 뽑아서 부유층 수요자에게 옮겨심는 타체이식 장면을 담은 판화를 통해서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체질 다이어트'는 비만을 일으키는 체질적 근본 소인을 개선하여 날씬한 몸매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태음인은 왕성한 식욕을 억제하고 뱃속의 허전함을 달래는 다이어트를, 소음인은 찬속을 데워주고 기운순환을 돕는 체중조절을, 태양인은 나이가 들면서 무척 아플 수 있기 때문에 신체내부의 장기를 튼튼히 하는 처방을, 소양인은 몸의 상태가 나빠지면 살이 찌기 시작하니 건강유지식 다이어트를 권하고 있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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