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테마별 접근-왜 피로할까

'나 오늘 출근하기 싫어! 피곤하니까'.봄철이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몸이 나른하다, 힘이 없다, 기운이 빠진다, 잠만 계속 온다 등 갖가지 피로증세가 몰려 오면 만사가 싫어지고 쉬고 싶다. 피로는 일상적인 활동 후 지나치게 지치는 상태, 일상적인 일을 감당할 원기가 부족한 상태 또는 전반적인 활동 능력의 감소를 의미한다. 우리 몸은 활동 휴식 영양공급이라는 리듬을 반복하며 유지된다. 과로나 수면부족, 과도한 육체적 활동,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 어떤 이유에서 이 리듬이 깨지면 피로감이 온다. 피로는 그 자체가 병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다. 피로감은 생체방어를 위한 중요한 경고 반응이다.

그렇다면 왜 유독 봄이 되면 피로감이 몰려 올까? 겨우내 움츠렸던 신진대사 기능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활동과 휴식, 영양공급의 균형이 일시적으로 깨지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 활동량이 늘어날 뿐 아니라 낮이 길어지면서 잠자는 시간이 줄게 된다. 또 늘어난 활동량 때문에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겨우내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영양 불균형이 오게 된다.

◇음주 혈당대사 방해

소량이라 하더라도 알코올은 숙면 기간을 즉각적으로 줄인다. 음주는 선잠을 자게 하는 경향이 있다. 총 수면시간은 길더라도 중간에 자주 깬 것같이 숙면을 취한 느낌을 없어지게 만든다. 결국 충분한 수면(휴식)을 취하지 못하므로 활동하는 낮 동안에 피로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체내에 비타민, 특히 비타민B1과 비타민B6이 결핍될 가능성이 있다. 또 아연과 마그네슘을 소모시켜 결국 영양부족으로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술마신 다음날 숙취가 있으면 온몸이 나른하고 힘이 없다.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한다. 알코올이 어떤 이유로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당의 대사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을 움직이는 근육세포,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세포, 생각하고 명령을 내리는 뇌세포는 혈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에너지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가벼운 두통, 무력감, 메스꺼움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담배 독성물질…증상악화시켜

우리 몸의 조직은 공급받는 영양소를 산소로 태워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담배에는 싸이아나이드와 같은 독성 물질이 있다. 이 독성물질이 체내에 들어가면 신체조직이 산소를 이용하는 것을 방해한다. 조직독성 저산소증이 나타나 피곤함과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온다.

호흡을 통해 들어온 산소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과 결합, 신체 조직으로 운반된다. 담배를 피면 일산화탄소가 흡입되는데 이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는 능력이 산소에 비해 250~300배나 강하다. 흡연은 산소공급 능력을 떨어 뜨려 피로를 일으킨다. 피로 증상을 느끼고 있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고 하루 2, 3갑이상 피는 사람이라면 만성적인 저산소증으로 인한 피로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경우 금연만이 피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만성피로의 원인일뿐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일시적 각성 효과가 있어 섭취한 직후 잠깐은 상쾌한 기분을 느낀다. 그러나 많은 양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오히려 만성피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카페인은 사람을 과도하게 흥분·긴장시키며 숙면을 방해하고 잠드는 시간을 늦춰 피로를 가중시킨다. 하루 500mg이 넘는 카페인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카페인에 대한 반응은 개인차가 있지만 하루 6잔 이상은 피해야 한다.

◇피로의 원인을 찾아야

피로감이 심한 사람은 몇가지 생활습관과 건강상태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상태다. 수면 시간이 짧은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지나친 소음이나 다른 원인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코골이가 있으면 숙면을 취할 수 없으므로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영양불균형도 살펴야 한다. 카페인 섭취, 음주, 흡연, 체중변화등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 우울증 같은 정신적 요인뿐 아니라 지나친 육체적 활동, 무리한 운동, 밀폐된 건물내 장시간 근무 등도 피로의 중요한 원인이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이근미교수(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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