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한국델파이(주)가 대우차 부도라는 직격탄을 맞은 지 4개월여만에 자금난 심화로 부도 직전의 최대 위기에 몰렸다.
신규자금 지원은 고사하고 대우차 매출채권조차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 근로자 2천여명은 4개월동안 체임과 구조조정에 휩싸였고 대구.경북 97개 업체를 비롯한 전국 220여 협력업체도 물품대금을 거의 받지 못한 채 견뎌왔지만 더이상은 무리라는 한계상황에 직면한 것.
지역 상공인 등 각계에서는 한국델파이의 건실한 재무구조와 지역에서 차지하는 고용 및 생산성 비중에 비춰볼 때 한국델파이가 부도난다면 연쇄도산 등 지역 자동차산업 기반붕괴와 대량실직이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하고 지방 및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본금 1천191억원인 한국델파이는 지난해 매출액 8천290억원으로, 지역 제조업의 6%(매출액 기준), 자동차부품제조업의 35%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또 전국 협력업체가 220여개로 2,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고용인원만 4만여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납품액의 74%를 차지하는 대우차 부도 이후 지금까지 대우차 정리채권 3천156억원중 816억원만 신어음으로 교환받고 나머지 2천340억원을 받지 못해 협력업체 만기어음(125억원), 근로자 임금(67억원), 금융권 차입금(300억원) 등 상반기중 950여억원이 부족한 상태다.
지기철 한국델파이 부사장은 "IMF상황에서도 흑자를 냈고 지난해 부채비율 133%, 차입금 63%란 건전한 재무구조인데도 외부요인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면서 "대우차의 다른 협력사처럼 매출채권의 40%를 신어음으로 교환받거나 신규자금 650여억원만 지원되면 회사 정상화는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박성열 '한국델파이 협력업체 협의회' 회장은 "한국델파이는 대우차 부평공장이 완전 가동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신규자금만 지원되면 경영정상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물품대금으로 받은 델파이 어음을 만기연장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26일 한국델파이를 방문한 신동수 대구시 정무부시장은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은 물론 청와대, 재정경제부 등 관계기관에 금융지원을 공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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