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대회는 66년 축구 종주국임을 자부하던 영국에서 열렸다.영국 대회는 시작 전부터 소동으로 얼룩졌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공개됐던 줄리메컵이 대회 8일을 앞두고 사라졌다. 런던 경시청은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으나 컵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문제의 컵은 개막 2일 전 엉뚱하게도 시골 산속에서 농가의 개가 물고 나와 찾게 됐다. 아무튼 뜻하지 않았던 사건으로 월드컵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크게 치솟았다.
이 대회 최고의 이변은 수수께끼 팀으로 불린 북한의 8강 진출.
북한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호주를 완파(1차전 6대1, 2차전 3대1)하고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당시 북한의 전력이 두려워 아예 출전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선 참가국 16개국 가운데 가장 먼저 런던에 도착한 북한은 평균 신장이 165cm로 주력이 놀라운, 선수 전원이 미혼인 팀으로 소개됐다.
4조에 포함된 북한은 소련과의 첫 경기에서 빠른 주력을 선보이며 미더필드를 장악, 소련을 괴롭혔으나 상대의 무더기 파울(29개) 작전에 말려들어 0대3으로 완패했다. 칠레와의 2차전에서는 1대1로 비겨 1무1패로 예선 탈락할 위기에 직면했다.북한의 예선 마지막 상대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탈리아. 북한은 1승1패의 이탈리아를 이길 경우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이탈리아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지던 승부는 전반 35분 이탈리아의 불가렐리가 박승진과 부딪쳐 업혀 나오면서 갈라졌다. 당시는 선수 교체의 룰이 없어 이탈리아는 10명이 뛰어야 했다.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반전 종료 직전 박두익이 상대 수비수의 태클을 피해 강 슛, 골 네트를 갈랐고 이 골은 결승점이 됐다.
4강 진출전에서 포르투갈을 만난 북한은 전반전 중반까지 3대0으로 리드,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으나 이후 포르투갈의 에우제비오에게 내리 4골을 헌납,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주저앉았다.
이주녕(축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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