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만 날린 공장 청정연료화 사업

공단지역 등지의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중유(벙커C유) 연료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꾸는 청정연료화 사업이 업체의 연료비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LNG설비를 준비하던 업체들이 늘어나는 연료비 부담을 이유로 시설교체 계획을 전면 철회하는가 하면 이미 수억원을 들여 설비를 갖춘 업체조차 LNG대신 다시 중유를 사용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98년 '보일러 시설용량이 시간당 증발량 0·2t이상인 업무용 보일러시설 등에는 청정연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보일러 내용연수(10년)가 끝나지 않은 시설은 내용연수까지 중유사용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각 지방환경관리청과 에너지관리공단 등은 대다수 중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3천여 지역 업체에 대해 LNG 설비를 적극 권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 98년 1월 벙커C유와 LNG가격이 각각 423원(ℓ당), 338원(㎥당)이었으나 같은해 4월 276원, 338원으로 반전된 뒤 LNG가격은 꾸준히 오른데 반해 벙커C유는 오히려 내려 3월 현재 각각 254원, 388원으로 LNG사용업체들의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지역업계에 따르면 매월 중유 1천드럼을 사용하는 업체의 경우 연료비(3월 현재 기준)와 부대비용 등이 모두 5천594만원 가량 들지만 동일 열량을 내기 위한 LNG비용은 6천742만여원이 필요해 결국 비용차이가 1천여만원 이상이라는 것.

대구시 서구 비산동 ㅁ섬유의 경우 지난 98년 초 1억여원을 들여 LNG설비를 갖췄으나 매월 2천~3천만원씩 추가부담만 늘어나 설비교체 6개월만에 가공기를 제외한 모든 연료를 다시 벙커C유로 바꾸는 바람에 시설비만 날린 셈이 됐다.

달서구 ㅊ실업 관계자도 "지난 98년 정부 권장에 따라 2억여원을 들여 LNG시설을 했으나 연료비 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LNG 가격이 내리지 않으면 다시 중유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염색협동조합에 따르면 대구지역 300여 염색업체 가운데 LNG설비를 갖춘 업체는 전체의 25%가량(70여 업체)이나 이중 상당수 업체는 다시 중유를 사용하고 있으며 LNG설비를 준비하던 10여개 업체도 최근 연료비 부담 때문에 설비교체 계획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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