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공정거래위의 '대규모 기업 집단'(재벌) 지정과 '그룹 체제' 출범을 앞두고 본사 및 계열사의 체제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완전 민영화 이후 본격화된 포철의 변화 중 대표적인 것은 회사 이름. 대부분의 문서나 일상 대화 중의 이름을 '포항종합제철'의 영문 약자인 '포스코'(POSCO, Pohang Steel & Iron Company)로 통일했다. 생명공학·정보통신·에너지 등 새 사업에까지 진출하느니 만큼 업종 한계가 뚜렷한 '제철'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상호는 걸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그러나 지역 연고성을 의식해 공식 상호에서 '포항'이라는 지역 이름은 유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포항제철'과 '포스코'의 복수 사명 체제가 지속될 전망.
포철은 또 지난번 주총에서 정관상의 임원 정수 제한을 풀어, 다른 재벌처럼 필요에 따라 임원을 얼마든지 둘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특정 사업에 따라 일회용으로 기용되는 월봉 촉탁 임원 탄생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게 된 것.
공익법인을 제외한 14개 계열사에서도 변화 흐름은 마찬가지이다. 다음달 코스닥 등록 심사가 예정돼 있는 '포철로재'는 '포스렉'(POSREC)으로, 계열사 중 막내 격인 '삼정강업'도 '삼정P&A'로 이름을 바꿨다.
정보통신 부문 계열사인 '포스데이타'는 지난해 코스닥 등록에 이어 실업 탁구단을 창단하고, 최근에는 프로축구 공식 스폰서를 맡는 등 영업에 도움되는 일이라면 뭐든 주저않고 나서고 있다. 현대나 삼성 등 재벌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포철 관계자는 "포스코 그룹으로의 출범이 확정된 이상 이윤 및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앞으로 무엇이 얼마나 달라질지는 누구도 예상하기 어렵다"는 등의 말로 대변혁을 예고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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