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맏형인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28일 서울 마포에 마련한 개인사무실 개소식에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정동영 최고위원의 2선후퇴 발언으로 최고위원직을 내놓은지 3개월만의 재기 선언이다.
그는 특히 이날 개소식에서 자신의 2선후퇴를 주장한 정 최고위원에게 언론을 통한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자신의 반대세력을 미리 견제하겠다는 경고성 의미가 다분했다.
권 전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이 '정 최고위원이 만나자면 만날 것인가'라고 묻자 "아직 때가 아니다"며 거부한 뒤 "개별적인 사과는 의미가 없으며, 언론을 통해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과 관련해 당시 권 최고위원 연루 의혹을 제기하면서 2선후퇴를 요구했었다.
옆에 있던 김옥두 전 사무총장도 '의리론'을 펴면서 "인기에 영합한 소영웅주의를 용납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이날 개소식에는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 등 당내외 인사 200여명이 몰렸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불명예 퇴진때와 상황이 달라진 것을 확연하게 느끼겠다"는 말들이 곳곳에서 나왔다.
실제로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구주류는 3.26 개각을 통해 권력 전면에 재부상했다.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복귀와 이해찬 정책위의장의 재기용, 안동선 의원의 최고위원 임명 등은 현정권 임기말 구상을 가늠케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동교동계의 약진이 당내외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벌써부터 김중권 대표 등 신주류와의 마찰을 우려하는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또 현재 미국을 방문중인 정 최고위원이 귀국 후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당이 급속히 내홍에 빠져들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은 권노갑 전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사무실 개소는 정치전면에 나서겠다는 것인가.
▲지금까지 전면에 섰던 적이 없다. 뒤에서 묵묵히 일해 왔다.
-김중권 대표체제가 100일을 맞는데.
▲잘 운영되기를 바라고 도와줄 뜻이 있으며 실제 협력하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과 만나나.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
-지난해 이인제 최고위원 후원회에서 극찬을 했는데 변함이 없나.
▲후원회에서 장점을 얘기하는 것은 상식이다. 지금 내가 생각이 달라졌다고 내입으로 어떻게 얘기 하겠나.
-대선주자들의 행보에 대해서는.
▲국민의 정부 성공을 위해 모두 집중할 때이지 딴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김종필 명예총재를 만나나.
▲곧 골프를 칠 것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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