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탁구 단일팀 불참 배경

북측이 28일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 불가입장을 전달해옴에 따라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 14일 4박5일간의 방북일정을 마치고 귀국 기자회견에서 장관급회담을 연기하고 초청받은데 대해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참가신청마감이 15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없는 만큼 그렇게 초청한 것"이라며 남북 탁구단일팀 출전 합의서는 없지만 이행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북측의 단일팀 불가 통보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성급한 김 문화장관의 희망섞인 발표에 다소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지난 13일 열릴 예정이던 제5차 장관급회담도 회담 당일 북측이 '여러가지 고려'를 이유로 돌연 불참을 통보한 상황이어서 남북관계의 소강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측은 장관급회담 연기를 통보한 이튿날부터 언론매체등을 통해 미국 부시행정부의 보수적인 '대조선 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하는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북한의 회담 연기와 단일팀 불참 통보도 부시 미 행정부에 대한 압박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경색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측이 대북정책에 대한 진전되고 완화된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 여파가 남북관계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빠른 시일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남북 당국간 회담 등 공식일정이 모두 소진돼 있는데다가 공식채널을 통한 의견교환이 없는 상황인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준당국간 대화채널인 적십자회담도 내달 3일부터 2박3일간 열기로 당초합의됐지만 남측이 이 회담을 서울에서 열자는 제의에 대해 북측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남북 당국간 관계가 경색을 치닫는데 비해 민간 협력사업과 교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북측이 '통민봉관'(通民封官)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북측의 조문사절단 4명이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문을 위해 지난 24일 서울을 다녀갔고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27일부터 금강산에서 남북종교인평화회의를 열고 있다.

또 노동단체들도 최근 금강산에서 북측의 직업총동맹과 노동절 공동기념행사 실시를 협의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관련,"일단 장관급회담을 빠른 시일내에 개최해 꼬여있는 남북관계를 풀어야 할 것"이라며 "4월중순까지 회담이 열리지 못하면 남북관계의 소강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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