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제비가 줄어든 이유

우리 조상들은 제비가 나는 모습을 보고 날씨의 변화를 점치곤 했다. 제비가 하늘 높이 날아다니면 날씨가 맑고, 제비가 무리지어 낮게 날면 여지없이 비가 오곤했다.

흥부전의 권선징악의 주역이자 우리의 전설과 설화(說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제비는 처마 밑에 보금자리를 잡아 항상 사람들과 가까이 생활하면서 해충을 잡아먹는 익조로 큰 역할을 해왔다.

제비는 전형적인 여름철새로 우리나라에는 양력으로 3월초순에 제주도지방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중부지역에는 4월 초순경 음력으로는 3월 3일 전후 찾아온다.

조류학자들의 얘기를 빌리면 강남이라는 곳은 태국, 베트남 등 인도차이나 반도와 중국의 남쪽지방을 얘기하며 한번 비행거리가 5천㎞나 된다니 그 작은 몸집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강남제비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도회지뿐만 아니라 시골을 가도 제비 보기가 어려워졌다. 시골집들이 옛날과 다르게 벽돌, 시멘트, 슬레이트로 주택개량을 한 탓일까.

강남제비가 감소된 주된 이유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환경오염과 생태계의 먹이사슬 파괴 때문일 것이다. 특히 과다한 농약 살포가 개구리, 메뚜기, 잠자리, 벌레들의 소멸을 가져 왔고, 이들을 먹고 사는 제비들이 피해를 본 것이다. 사람들이 좋다고 처마 밑, 빨래줄을 주된 터전으로 삼는 제비였으니 그만큼 그 피해는 더 심할 것이다. 뱀, 족제비, 매 등 야생천적을 피해 사람이 사는 인가에 둥지를 잡았는데 더 큰 천적을 만난 꼴이 되어 버렸다.

군데군데 봄소식이 완연한데도 아직 강남제비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우리의 다정한 이웃인 강남제비가 옛날처럼 다시 제자리로 찾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환경부 공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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