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 대표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30일 '불심(佛心)잡기'에 경쟁적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이날 오전 여야 정치인을 대거 동원한 가운데 경남 산청에서 열린 '성철 대종사 생가복원'및 '시간과 공간 밖의 절'이라는 뜻의 '겁외사(劫外寺) 창건 회향법회'에 함께 참석하고 불교계 인사들과 때늦은 서설이 가득 쌓인 산사에서 오찬을 함께 한 것이다.
당초 두 사람은 조우를 매우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입장에서 불심을 놓고 또다른 다툼을 벌이는 듯한 인상이 아무래도 부담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전날까지도 법회 참석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날 주요 당직자들과의 모임에서 박상규 사무총장이 '법회 참석을 위해 이 총재와 같은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하자 "꼭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면서 내키지 않아 했다. 그러나 이달초 해인사 방문 당시 스님들의 간곡한 법회 참석요청이 있은데다 박 총장 등 당 불교관계자들의 강권으로 법회 참석을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총재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는 당초 어색한 조우를 피하기 위해 본 행사 시작 시간인 오전 11시보다 1시간 빠른 10시쯤 잠시 현장을 방문하려 했지만 당 불교신도연합회장인 함종한 전 의원 등이 강력히 참석을 권유했다는 것.
이에 앞서 두 사람의 껄끄러운 만남은 이날 오전 경남 사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기내에서도 빚어졌다. 이 총재가 먼저 탑승해 있던 김 대표와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라고 간단한 인사를 건낸 뒤 서로 다른 동승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두 사람은 결국 각각 앞줄 두번째 좌석줄 양편으로 나눠 동행한 부인들과 자리를 잡은 후 별다른 대화없이 사천으로 향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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