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사율 43%...죽음의 88고속도로

치사율 43%. 교통 사고가 2건 발생하면 그 중 1건에서는 꼭 사망자가 나오는 고속도로. 88고속도의 구조적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자 고령 유일의 시민단체가 "이번만은 기어코 문제를 해결하고야 말겠다"며 군민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고속도 순찰대 9지구대(함양)에 따르면 이같은 치사율은 다른 고속도 평균 10%의 4배가 넘는 것이다. 특히 사고가 많이 나는 구간은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화원∼고서(전남 담양)간. 이 구간에서 작년에 희생된 사람은 사망 69명, 부상 428명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이미 45건의 사고가 발생해 19명이 목숨을 잃고 85명이 부상했다.

고속 순찰대 황수현(35) 경장은 "편도 1차로 밖에 안되는데다 중앙분리대가 없고, 높낮이 변화와 굴곡이 심해 이런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높낮이 변화는 화물차 등으로 인한 차량 정체를 부르고 이것이 무단 추월을 초래해 정면 충돌하는 대형 사고를 유발한다는 것.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성산면 사무리 구간에서 탱크로리와 승용차가 충돌해 가스가 폭발하면서 3명이 목숨을 잃고 차 20여대가 불타는 사고가 발생하자 고령 군민들은 문제 해결을 정식 요구키로 결정, 연명 요구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를 주도하는 시민단체인 '고령 선진화 협의회' 박기환(59) 회장은 "더 이상 문제가 방치되면 고령 주민 누구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다"며 "최소한 중앙분리대라도 만들도록 요구키로 했다"고 말했다. 또 "속도측정기 설치가 필요하고, 근본적으로는 도로 자체가 개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측은 "옥포∼성산(고령) 사이 6차로 확장 계획이 섰지만 예산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김인탁기자 kit@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