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시, 바로알자-당락 판가름은 역시 '수능'

"2002학년도에는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한가지 특기.적성만 있어도 대학에 갈 수 있다". 현재의 고3들은 고교 입학 전부터 교육부의 이같은 발표를 들어 왔다. 입학 후에도 특기.적성교육이다, 수행평가다 해서 매달렸다. "과연 그렇겠구나" 믿기에 충분한 상황.

그러나 아니다. 교육부의 2002학년도 대학전형 기본계획에는 '수능시험'이 그냥 포함돼 있다. 지난달 발표된 '대학별 전형계획'에서는 한술 더 떴다. 수능성적이 전형요소 중 부동의 1위를 고수한 것이다.

수시모집이 대폭 확대되고 특별전형이 3분의1이나 차지한다고 했지만, 특별전형을 통한 대학문은 극히 좁다. 보통 고교생 중 전국 단위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거나, 선행이 뛰어나거나, 봉사활동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학생이 과연 몇 %나 될까?대학들도 이같은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특별전형을 강조하긴 했지만, 선발의 실제 주된 기준은 성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자. 정시 모집 때 수능성적을 50% 이상 비중으로 전형평가에 반영하는 대학만 무려 159개나 된다. 산업대(19개)를 포함한 전국 192개 대학의 82.8%가 그렇다. 수능 일정 등급을 최저 학력기준으로 채택한 대학도 수시모집 때의 서울대(2등급) 경북대(3등급) 등 38개에 이른다. 정시모집 역시 포항공대(1등급) 서울대(1~2등급) 등 22개가 그렇게 한다. 중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특기.적성에 관계 없이 높은 수능 성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대학들이 수능성적 총점을 반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모집단위.분야에 따라 영역별로 다르게 반영하는 대학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때도 수능의 중요성이 낮아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경북대.고려대.영남대 등 47개 대학은 수능 성적에 가중치를 반영한다. 지정된 영역의 수능 성적에 비중을 더 둔다는 얘기. 경북대(정시) 인문계.체육교육과는 수능 외국어(영어) 점수를 더 강조하고, 자연계는 수리탐구Ⅰ 점수에 추가 점수를 부여키로 했다.

수능 등급제도 그렇다. 이는 지원 자격 기준일 뿐 실제 당락은 점수가 판가름한다. 대부분 경우 인문계열에선 과학탐구, 자연계열에선 사회탐구 성적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수능 점수를 반영한다. 수능 성적의 영향력은 오히려 절대적인 게 되는 것이다.

뚜렷한 재능이나 내세울만한 특기가 없다면, 수능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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