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철스님 생가 '겁외사'창건

◈경남 산청군 묵곡리 죽장·가사 등 유품도 전시

열반한 지 8년만인 30일 오전 11시 경남 산청군 단성면 묵곡리 생가터에 복원된 성철 스님 생가와 한옥 기념관 및 사찰 겁외사(劫外寺)는 단순히 추모공간에 머물지 않고, 혼돈의 시대를 밝혀줄 청년 대중을 위한 선수행 도량이 될 전망이다. 수천명의 불교지도자와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철대종사 생가 복원 및 겁외사 창건법회' 회향식을 가진 해인사 성철스님문도회(회주 해인총림 방장 법전)는 조만간 인근 폐교에 가칭 '퇴옹 수련원'을 세우고 청소년·청년불자를 위한 선수련회를 포함한 대중 선수행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선 체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물의 본성을 정확하게 지적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란 유명한 법어를 남긴 성철 스님의 출생터에 들어선 기념관 및 겁외사는 우선 지리산 푸른 빛과 경호강 맑은 물을 좌우로 두르고 있어 속진을 씻어내기에 안성맞춤인 곳에 자리잡고 있다.

복원된 고택은 1912년 4월, 이곳에서 태어나 혼인을 하고 20대 중반까지 논밭을 일구며 살다가 홀연히 출가한 스님의 탄생에서 열반에 이르기까지 발자취가 담긴 유품을 보여주는 전시관 포영실(泡影室), 스님이 머물던 해인사 백련암 좌선실 등을 재현한 안채와 사랑채로 이루어졌다. 포영실에는 청빈수행의 상징이 된 성철 스님의 누더기 가사와 죽장, 덧버섯, 고무신, 육필 원고 등 스님의 췌취가 담긴 유품들을 전시돼있다. 겁외사(055-973-1615)는 인간의 부질없는 삶을 깨우치라고 설파하는 듯한 성철 스님의 눈빛이 살아있는 진영이 봉안된 대웅전과 선원(쌍검당, 雙劒堂)·누각(벽해루, 碧海樓)·요사채(정오당, 正悟堂) 등의 부속건물을 두고 있다.

겁외사 주지 원구 스님은 "성철 스님을 맹목적으로 추앙하는 공간이 아니라, 종교를 뛰어넘어 이기와 탐욕의 생활에서 벗어나서 선수행을 하려는 대중들의 발심(發心)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산청에서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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