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성 쌍계천 일대서 수달 발견

낙동강 지류인 경북 의성군 봉양면 쌍계천에서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4마리가 발견됐다. 이 일대는 민가 밀집지이고 낚시터가 있을 뿐 아니라, 온천·고속도·국도 등도 가까이 있어, 보호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성지역에서 수달이 모습을 보인 것은 10여년 전 옥산면 금봉저수지에서 1마리가 잡힌 뒤 처음이며, 쌍계천 수달은 암수 2쌍 4마리인 것으로 주민들은 보고 있다. 매일 새벽 인근을 지난다는 의성군청 신종대(50) 재무과장은 "지난 겨울부터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노는 수달 4마리가 여러번 눈에 띄었다"며, "지난 26일 새벽 6시쯤에도 그런 광경이 목격됐다"고 했다. 탑산온천 관리인 정진출(45)씨도 "최근 들어 출근하다 새벽 4~5시 사이 온천 진입 구간 하천 다리 밑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는 수달을 몇차례 봤다"고 전했다. 매일신문사 취재팀도 최근 2쌍 4마리를 목격한 바 있다.

남대천 수계 5km 내의 수질은 몇년 전보다 크게 좋아졌고, 습지 및 상수도 보호구역, 하천 보(洑) 등이 있어 수달 서식에 좋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현재 강원도 일대에서 수달의 생태학적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경남대 한성용 교수(생물학과)는 "수달의 출현은 의성 쌍계천에 생태계 변화가 일어나는 징조"라며 관련 조사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희천 경북도 문화재위원(경북대교수)은 "온천의 따뜻한 물 때문에 물고기들이 모여들고 그걸 노려 수달이 이곳으로 찾아 온 것 같다"며, "서식처 보호를 위해 관계 당국이 일대에서의 낚시·고기잡이 등을 금해 '수달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호 문제와 관련해 대구지검 의성지청 임상길 지청장은 "사실이 확인되면 관계기관과 협의해 낚시·고기잡이를 금지하는 등 수달 보호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지역 봉사단체인 '향토사랑회' 관계자도 "50여명의 회원들이 먹이를 뿌려주고 조를 짜 순찰을 도는 등 보호에 앞장 서겠다"고 했다.

IUCN(국제 자연보존 연맹)의 보고서에는 수달이 수질환경의 건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이며, 수생 생태계를 적절하게 조절해 줄 수 있는 조절자라고 기술돼 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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