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친구'흥행 주목

잊고 살았던 것들에 대한 추억을 자극하는 영화. 그리고 그 무엇….영화 '친구'는 그렇게 다가온다.

영화 도입부부터 화면을 가득 메우는 소독차의 하얀 연기와 배기구 꽁무니를 열심히 따라 다니는 아이들, 조잡한 도색잡지, 귓전을 때리는 'Call Me'(블론디) 음악이 흐르는 롤러스케이트장, 얼룩무늬 교련복….

이를 배경으로 그때 그시절 '우리네 친구'들로 관객을 몰아간다. 그 친구들은 아마도 386세대쯤. 경상도 말씨가 대구 관객에겐 사실감을 더한다. 부산출신 곽경택 감독의 자전적 작품이란 점도.

13세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대순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감독의 분신인 상택의 눈을 거쳐 화면에 자리잡는다.

준석(유오성), 동수(장동건), 상택(서태화), 중호(정운택) 네친구는 초등학교부터 친했던 '불알친구'들. 모범 고등학생이 된 상택과 달리 조직의 보스가 아버지인 준석과 장의사의 아들 동수는 친구를 위해 물불가리지 않고 싸운다. 함께 있을때 아무것도 두려운 게 없는 그들에게도 두려운 게 있다면 알 수 없는 미래.

상택과 중호는 대학생이 되고 준석과 동수는 각기 다른 폭력조직에 들어간다. 준석은 가끔 만나는 상택에게 항상 '친구끼리는 미안한 거 없다'고 말한다.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 채 준석과 동수는 조직의 명령에 충실한 중간보스로 성장한다.

조직의 생사를 건 싸움을 예감한 준석이 동수를 찾아갔을 때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더 이상 진심이 통하지 않는 어른들의 박제된 삶이다.

시류따라 변하는 우정. 그러나 영화는 우리에게 또 다시 묻는다.

"당신은 진정한 친구가 있습니까?".

전국 118개 극장, 139개 스크린을 확보, 전국 125개 스크린에서 상영한 '공동경비구역 JSA'의 종전기록을 갈아치워 흥행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곽감독을 비롯, 장동건, 유오성 등 4명의 영화속 친구는 4월 1일 '친구'가 상영중인 만경관(오후 1시), 시네마 중앙(오후 1시 40분)에서 무대인사 행사를 갖는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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