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경북대 공개토론, 귀감이다

지난달 30일 경북대에서 벌어진 대학 등록금인상 문제를 둘러싼 '공개토론회'는 그야말로 토론문화의 진수를 보여준 귀감으로 삼을 만 하다. 작금 전국 각 대학의 최대 이슈는 인상된 등록금 철회를 요구하며 학생들이 대학본부를 점거하는 등의 과격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비단 올해뿐 아니라 과거에도 등록금인상때 마다 불거져 나온 해묵은 고질병이었다. 그러나 그 해결은 학생시위-경찰저지-교육부의 개입 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 해온 게 현실이었다. 그런데 경북대 학생들이 인터넷의 공개토론회 제의를 수락하며 그때까지 점거하고 있었던 대학본부를 평상대로 되돌려 놓은 그 자체로도 역시 학생들의 이성이 살아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토론회에서 등록금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등록금인상 및 기성회비 예산편성때 학생참여를 보장받는 선에서 학교측과 학생 양자가 이해와 양보로 일단 과격시위는 철회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은 학생시위가 토론으로 해결되는 드문 케이스로 기록될 것이고 더 나아가 지금 한창 격렬시위로 치닫고 있는 각종 이익단체들의 투쟁도 '경북대 토론회의 멋진 결말'이 영향을 끼쳐 순화되면서 우리사회의 토론문화가 정착되는 큰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우리가 높이 사고자 하는 건 토론회 과정에서 학생들이 열악한 교육재정의 현실을 이해하고 학생들 주장에 반대하는 견해를 펴는 논리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는 사실이다. 이는 '우리의 지성'으로 상징되는 대학생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토론문화가 이끌어낸 결실 이상의 희망을 우리사회에 던져준 것으로 우리는 평가하고자 한다.

또 한가지 주목할 건 학생들의 과격시위를 보다못해 인터넷 토론마당이 열렸고 그 결과가 이같은 제의를 하게된 게 결국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다. 이 결말을 보면서 우리사회는 아직 남의 얘기도 들을줄 아는 '이성'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 것이고 그건 우리에게 희망을 던지는 메시지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번 토론회가 작금 화염병이 난무하는 과격시위는 물론 이전투구로 치닫고 있는 우리 정치인들도 숙연한 반성의 계기가 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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