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관인사 배경·의미

1일 단행된 차관급 21명에 대한 인사의 특징은 행정의 전문성과 연속성 확보를 위해 내부 승진이 많았다는 점과 지역안배에 중점을 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 내부승진에 의해 발탁된 사람은 14명으로 전체의 3분의 2나 된다. 김대중 대통령이 이같이 내부 승진을 크게 배려한 것은 정치인이 대거 입각한 3·26개각의 보완을 위해 행정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전문성과 업무능력, 성실성, 사명감을 주요 인선 기준으로 삼았다"며 "부처 내부의 발탁인사가 많았던 것은 공직사회의 사기진작을 도모하고 장관을 보필할 전문성을 중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3·26 개각때의 지역편중 시비를 고려, 장관과 차관의 출신지역과 출신학교가 다르게 조합되는 데도 상당한 신경을 썼다. 그 결과 새로 임명된 11개 부처 차관 가운데 장관과 출신지역이 같은 사람은 김송자 노동부 차관(경북 칠곡, 김호진 장관은 경북 안동) 한사람 뿐이다.

전북 출신인 진념 경제부총리가 장관으로 있는 재경부에는 경기 수원 출신인 김진표 차관, 강원출신의 한승수 장관이 있는 외교통상부에는 전남 출신인 최성홍 차관, 호남 출신인 장재직 장관의 산자부에는 경북 출신인 이희범 자원정책실장이 각각 기용됐다.

또 광주 출신의 김동신 국방부장관과 경남 의령출신의 권영효 차관, 경남 고성 출신의 이근식 행정자치부장관과 전남 목포 출신의 정영식 차관 등이 함께 근무하게 돼 지역안배가 비교적 잘 이뤄졌다는 평가다.

이같은 특징과 함께 이번 인사에서 또하나 주목할 점은 그동안 국정혼선과 관련해 문제부처로 꼽혔던 곳에 대한 정책적 실패의 책임을 철저히 물은 점이다. 건강보험 재정파탄으로 보건복지부가 장관에 이어 차관이 교체된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또 통일·외교통상·국방부 등 외교안보팀 차관급을 모두 교체한 것도 한·미, 한·러간 외교교섭과정의 준비소홀과 실수에 대한 문책과 분위기 쇄신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제 식구 봐주기의 폐단이 또다시 나타난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번 인사에서 외부 발탁인사 상당수가 민주당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재달 국가보훈처장은 4·13총선에서 낙선한 사람이고 이재관 비상기획위원장 역시 민주당 창당 멤버이며 윤형규 문광부 차관도 15대 대선 당시 국민회의에 입당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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