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추진하는 시민구단은 프랑스와 일본의 일부 구단이 채택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생소하다.
시는 기업의 홍보 수단에서 탈피한 시민구단의 특성을 광고 등 마케팅으로 연결, 3, 4년 내에 흑자구단으로 만들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대다수 경제인들과 많은 시민들은 지역의 어려운 경제 사정과 미약한 축구 열기 등을 이유로 축구단 창단을 반대하고 있다
◇창단작업=시는 12일 열리는 의회 임시회에 체육진흥기금 사용관련 조례 개정안을 상정해 놓고 있다. 개정안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돼야만 내년 봄 국내 프로경기 참가를 목표로 준비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무국을 구성하고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을 구성하면 연말쯤 창단식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만일 의회 표결에서 유보되면 5월에 다시 상정할 계획이지만 부결될 경우에는 곧바로 상정이 어려운 만큼 창단 작업이 순조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효과=대구종합경기장과 주변 도로 건설에 7천100억원의 예산이 투자됐지만 사후 활용 방안은 아무런 대책이 없다.
시는 경기장의 임대시설 수익을 프로축구단이 없을 경우 6억원, 있을 경우 30~36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축구단 운영으로 24~30억원의 추가 수익이 가능한 것이다.
축구단 창단(연간 30경기 이상, 평균 관중 8천명, 2002~2006년 가정)이 지역의 스포츠산업에 미치는 연평균 생산 유발 효과는 연간 2천450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4천400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산유발효과는 스포츠이벤트산업 400억원, 광고산업 1천억원, 음식숙박업 200억원, 캐릭터산업 100억원, 스포츠용품업 750억원 등이다.
◇사회적 효과=시민구단 설립으로 시민들의 일체감을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는 정권 상실에 따른 정치적 박탈감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시민들의 침체된 분위기를 순수한 연고팀 창단으로 쇄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기장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대구'를 연호한다면 지역 화합의 구심점이 될 것이다.
지역 아마 축구의 발전과 자매도시 클럽팀(이탈리아 밀라노의 인터.AC밀란 등)과의 경기를 통해 국제교류에도 한몫을 할 것이다.
◇문제점=시는 올들어 기업 유치에서 시민구단으로 갑작스럽게 창단 방향을 전환, 실무진과 축구인, 무역센터 관계자 등 6명으로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창단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지만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시민구단의 취지를 설명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공청회와 설문조사도 생략했고 축구인들의 서명운동 등 창단 붐 조성도 부족했다.
연고 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도 충분하지 못했다. 시는 한국철도와 한국통신 등 정부투자기관, 이미 2개구단을 운영중인 포철 등과 협의했으나 실질적인 창단 여력이 있는 삼성과는 협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인들은 시가 전용야구장 건립과 연계, 삼성과 축구단 창단을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악의 지역 경제사정을 감안할 때 시기상조란 의견도 많다. 대구참여연대는 "지역경제와 시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전시행정"이라며 축구단 창단에 반대했다. 구단운영 방안도 장밋빛 청사진으로 일관하고 있다. 창단 후 운영비용은 지역기업의 후원금과 광고 등 마케팅 수익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인데 결국 기업인들과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노린 것이며 비용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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