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이 2일 청와대 비서진들에게 대통령을 올바로 보좌해 개혁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방법론으로 「망원경」과 「현미경」을 동시에 갖춰줄 것을 주문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비서실 월례조회에서 3.26개각의 의미를 설명한 뒤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이 두가지가 있으며 그것은 바로 미래를 바로보고 큰 틀에서 조망할 수 있는 망원경과 동시에 모든 사안을 꼼꼼히 살피고 점검하기 위한 현미경』이라며 「망원경과 현미경 보좌론」을 펼쳤다.
그는 또 『그동안 개혁을 진행하면서 이 두가지를 병행하지 못한 점을 솔직히 시인해야 한다』고 말하고 『좀 더 철저한 준비를 하지 못해 국민들을 불편하게 한 점도 있었고 장기적 계획속에 일관된 정책을 수립하는데 미흡한 점도 있었다』며 개혁정책의 준비부족을 시인했다.
한 실장은 이어 『집권 후반기를 책임지고 나갈 새로운 내각과 비서실은 혼신을 다해 김대중 대통령을 역사에 남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끝을 맺었다.
정가에서는 한 실장의 이같은 국정보좌론을 두고 개혁정책이 파행과 혼선을 빚고 있는데 대한 자책인 동시에 한 실장이 그동안 소리나지 않게 일해온 스타일에 변화를 꾀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는 김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지원 정책기획수석이 견지하고 있는 「몸 낮추기」와 연관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수석은 3.26개각으로 청와대 비서진에 재합류하면서 '실세', '왕'수석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돌았으나 『잘 나가다가도 떨어질 때가 있더라.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며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박 수석은 이날 조회에서도 『사명감, 충성심,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는 자신감을 가져 달라』며 『한 실장을 충실히 모시며 역량을 다해 보좌하겠다』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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